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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가족 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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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류산 Jun 17. 2022

군대에서 생일을 맞은 아들에게

너를  생각하면 미소와 함께 엔도르핀이 나온다


군대에 간 작은 아이의 생일이 다가온다.

아들과 엄마 생일은 하루 차이라, 하루 날 잡아 생일잔치를 함께 한다. 

매년 아쉽게 느껴지는 점이다. 

풀하우스로 가족이 모두 모여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일이 일 년에 한 번 줄어든 셈이니까.





우리 아들, 생일 축하한다.

군대에서 맞은 생일이라 아쉬운 점이 많겠구나.


하루 뒤는 엄마의 생일이다. 

10월 25일, 하나님은 엄마 아빠에게 귀한 선물을 주셨다.

26일, 하나님은 아빠와 우리 두 아들에게 귀중한 사람을 세상에 보내셨다.  

보통 때 같으면 합동으로 세리머니를 하였을 텐데.....


엄마 아빠는 너를  생각하면 언제나 미소와 함께 엔도르핀이 나온다. 

너의 존재에 늘 감사하며 산다.


아빠도 군대에 막 들어와 훈련 시절에 생일을 맞았다.

장교후보생으로 훈련소에 입소했으나, 장교가 아닌 후보생이기에 훈련소는 우리에게 존중을 보이거나 품위를 지켜주지 않았다. 

고된 훈련에 몸은 고단하고, 물자 보급은  열악했다.


충성 빵으로 불리는 카스텔라 빵이 하루에 한 개씩 우유팩과 함께 보급되었다. 

같은 내무반에 속한 동료 후보생들이 그 카스텔라 빵에 성냥을 꼽아 생일 케이크를 만들어 서프라이즈 파티를 해주었다. 

초코파이, 레몬씨 팩같이 귀하게 간직하고 있던 것을 선물로 주었다. 

힘들고 어려운 생활이었지만, 훗날 돌이켜보면 즐거운 기억으로 남는다.  


군대 생활이 어찌 집처럼, 대학생활처럼 편안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이런 경험이 너와 너의 인생에 좋은 자양분이 될 것이다. 아빠도 그랬다. 

세상에서 경험하는 일은 버릴 것이 없다. 

젊었을 때의 경험이라면 더욱 그렇다.

 

세상길에 나서면, 때때로 나의 의지나 나의 희망과는 상관없는 일이 인생길에 닥치기도 한다. 

닥친 일은 어쩔 수 없는 것이나, 이것을 어떻게 바라보고 대처하느냐는 순전히 우리의 몫이다.

결국 우리의 행복과 성장은 세상일을 바라보는 태도에 달려있다.


비록 군에 있지만 그래도 기억에 남는 행복한 생일이 되기를 바란다.

사랑한다. 아빠가. 





*부모와 자녀, 남편과 아내, 아들의 군대, 자녀의 결혼, 여행과 영화 이야기 등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위 글과 비슷한 감성 에세이는 브런치 북 ( https://brunch.co.kr/brunchbook/yubok2 ), 브런치 매거진  ( https://brunch.co.kr/magazine/hwan )에 공유하고 있습니다



(일러스트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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