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한 달쯤 지났을까.
이제 좀 익숙해졌다 싶을 즈음이었다.
한 집에서 온 세 마리 중 작은 레드 푸들과 함께 했다.
바디는 문제없었다.
문제는 얼굴 컷.
아주 위험하게도
혀를 낼름낼름, 또 낼름.
혀를 넣고 다시 시작하면 또 낼름.
슬슬 손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러다,
그 순간.
혀가 나왔다는 걸 감지하지 못했다.
닿은 순간 가위를 빼냈지만 붉은 피가 멈추지 않았다.
식은땀, 떨리는 손.
지혈을 하고 다시 확인했을 땐
다행히 상처는 거의 보이지 않을 만큼 얕았다.
그런데..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너무 미안했고,
너무 무서웠고,
무엇보다..
내가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 싶었다.
다들 이런 상황에서 눈물이 먼저 난다던데
너무 겁을 먹어 눈물조차 안 났다.
그저 ‘어떻게든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뿐.
그 친구는 피 냄새 때문인지 계속 혀를 낼름거렸고,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거의 얼어붙은 상태였다.
그때 실장님이 조용히 다가와 차분히 지혈을 도와주시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앉아서 좀 쉬어요.”
그 한마디에
그제서야 속이 조금 진정됐다.
하지만 그날 밤,
눈을 감아도 그 친구 얼굴이 자꾸 떠올랐다.
그리고 보호자님의 말.
“전에도 있었던 일이에요. 괜찮아요.”
오히려 나를 위로하던 그 표정이 잊히질 않았다.
나는 괜찮지 않았다.
그 일이 있던 날 이후,
가위만 들면 손끝이 떨렸고,
괜찮다던 말을 곱씹으며 자꾸만 위축됐다.
누구도 나를 탓하지 않았지만,
나 스스로를 용서하는 데는 시간이 훨씬 오래 걸렸다.
그날 이후, 알게 됐다.
기술보다 더 많은 책임과 마음이 필요하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