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미용사로 첫발을 디딘 이후, 주 6일 근무는 기본이었다.
고작 하루 쉬는 날이면, 잠이 곧 유일한 취미가 됐다.
아무리 많이 자도 피로가 풀리지 않았고,
온몸은 뼈마디마저 땅속에 박힌 듯 무거웠다.
나름 체력도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현장은 그런 착각을 단숨에 깨주었다.
하루에 4마리만 해도 진이 빠졌다.
다른 선생님들이 쌩쌩하게 7~8마리 미용을 하고 개인 일정도 거뜬하던데..
나는 왜 이렇게 금방 방전될까 싶었다.
그래도 다행히,
그런 날 위로해 주는 남자친구가 있었다.
사무직이었던 그는
규칙적인 생활과 주말 휴식이 가능했기에
여느 커플들과 같이 함께 밥 먹고, 영화 보고, 손도 잡고…
그렇게 평범한 데이트를 기대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의 나는
하루 쉬는 날엔
세수도 안 하고 침대와 한몸처럼 붙어 있었다.
데이트는커녕, 메시지 회신도 늦었다.
머리는 질끈, 꾸미는건 고사하고, 화장하는 것조차 귀찮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가 지쳐갔던 건 당연한 일이었다.
사랑이 문제가 아니라,
나는 그 사랑을 받아낼 여력조차 없었다.
그때는 몰랐다.
연애도 결국은 에너지가 필요한 일이라는 걸.
꾸미지 않고, 말도 줄고, 리액션도 사라진 나에게
그는 말없이 실망을 쌓아갔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언젠가부터
내가 아닌 그의 표정에서 피로가 보이기 시작했다.
미용은 점점 늘었지만,
사랑은 조금씩 줄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