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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경 Nov 16. 2024

ep.3 사람 사는 얘기

경주네컷 매거진

'이번 여행에서는 어떤 사람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경주네컷을 떠나기 전, 가장 기대되는 것이 있다면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이다.

세상은 넓고, 사람은 다양하다. 수많은 사람들 중에 똑같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사람들과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면 어떨까?'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우연히 함께 하게 된 인연들 중 내 주변에 남은 사람들을 친구라고 부른다.

친구들은 항상 나와 함께다.

정말 꼭 붙어 일상을 함께 보내는 것이 아니라도,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 적어도 그렇게 믿는다.

그들이 내 인생에 미친 영향에 대해 이야기해 본다면, 그들의 일상과 나의 삶을 구분 짓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사람 사는 얘기는 비슷비슷하다.

하지만 들여다보면 그 사람만의 이야기가 있고 특별함이 있다.

한 사람의 세계를 발견하는 경험은 뜻깊다. 때로는 그것을 사랑이라 칭하기도 한다.

사람, 사랑, 삶. 그런 것들로 이루어진 세상은 꽤나 아름답지 않은가.

우리는 끝없이 새로운 사람을 만나며 익숙한 사람을 떠올린다.

이 사람은 이래서 같아. 나와 같아. 비슷한 사람이야. 나와는 달라, 먼 사람이야.

우리는 사람과 사람 사이 거리를 재면서 마음을 결정한다. 내 마음이 어디쯤인지, 어디로 갈 것인지. 그렇게 자기만의 바운더리가 생기기 마련이다.


그런데 여기서 다시 묻는다면 어떨까?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요?'

'어떤 사람과 있을 때 편안함을 느끼나요?'


나와는 다르다 생각했던 사람도, 가까워지지 않을 것이라 여기던 사람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비슷한 고민을 하며 살아왔다는 걸 깨닫는 순간, 우리를 가로막고 있던 선은 사라지고 서로를 공감하게 된다.

경계선의 무너짐. 마음을 여는 일, 받아들이는 것. 나의 치기 어린 마음과 생각들, 볼품없는 모습까지도 마음껏 꺼내보는 일. 그때 우리는 작은 아이가 되어 마주 보고, 철없이 웃는다.


나는 이 관대함잃지 않으려 노력한다. 누구든 나의 밭에 발길을 들일 수 있게 말이다.

구경하고 가세요, 자라나는 것들을 꺾지만 않는다면 만남은 자유입니다.

그럼 새 꽃을 심어 두고 가는 사람도 있다.

그냥 사람 사는 얘기.

최근에 빠진 드라마, 좋아하는 음식, 새로 사귄 친구, 웃겼던 일 그런 거.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나를 짓누르던 무거운 어깨는 가벼워지고 훈훈한 온기에 마음이 녹아내린다. 저마다의 삶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아름답게 흔들리고 있다. 치열하게 반짝이면서.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요?

나는 매력적인 사람이에요.

나는 재미있는 사람이죠.

나는 성실한 사람이에요.

나는 웃음이 많아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그런 공간이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언제든 들를 수 있는 곳, 함께 모여 사람 사는 얘기를 하는 곳. 일상이 지칠 때 쉬러 오는 곳, 늘 따뜻한 이야기가 머무는 곳.

경주네컷이라면 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언제든 들렀다 가세요.

대화는 공짜이고 만남은 자유입니다.

안녕히 가세요, 또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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