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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nciscoM Nov 19. 2021

바다 수영 - 누구의 손길도 닿지 않은 수정 동굴


누구의 손길도 닿지 않은 때 묻지 않은...


실은 말이 좋아 '수정 동굴'이지 이곳애초부터 이름이 없었다.


뭐랄까? 시방 방파제에서 구조라로 가는 길에 우연찮게 발견한 해식 동굴(바다의 침식 작용으로 만들어진 동굴)이 너무나 예뻤고, 구조라 수정봉 아래에 있다고 해서 우리끼리 지은 이름이 그냥 무난하게 '수정 동굴'이라 칭한 것뿐이지, 굳이 의미를 부여하자면 이곳을 발견한 일행 중의 한분 이름을 따서 '미자 동굴'이라고도 부른다.


본래는 시방 방파제에서 출발하여 근처에 있는 몽돌을 찍고 오는 여정이었다. 해안선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데다, 워낙에 기암절벽들이 늘어져 있어 바닷속 풍경뿐 아니라 바다 위 경관 또한 사람을 홀리기에 충분한 곳으로 사실은 이런 예쁜 해식 동굴이 있으리라고 생각지도 못다.


구조라 쪽으로 1km 정도를 가다 보면 얼마 안 되어 보이는 곳 이 수정 동굴이 있는데, 관심 없이 지나치면 잘 보이지 않는다.


그날도 관찰력이 남다르고 눈썰미 좋은 '미자'님께서 '저기 움푹 파인 곳으로 가면 뭔가 있을지 모르겠다'는 말을 듣고 따라간 곳이 마치 숨겨둔 보물을 찾은 듯 횡재를 한게 바로 이 수정 동굴이다.

수정 동굴을 향해서...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 


물이 없는 날엔 파도에 몸을 맡기고 아이처럼 앉아서 조잘 데기 좋았고, 다 큰 어른들이 파도풀에 가서 얌전 떨고 있기가 좀이 쑤시는 듯 너나없이 자연이 주는 천연 풀을 즐기면서 한 주간 쌓인 스트레스를 풀기 또한 이곳 만큼 좋은 곳이 없었다

동심으로 돌아가기 충분하다...


수정 동굴을 들리는 코스는 몇 가지가 있다...

 

날이 궂거나 파도가 높을 땐 수정 동굴만 들렀다 온다. 하필이면 이런 날은 파도가 높아 수정 동굴에 들어가 보지 못할 수도 있다. 다음을 기대하기엔 너무나 아쉬운 순간이다.


날이 좋고 파도가 잔잔한 날에는 수정 동굴뿐 아니라 근처 몽돌 해변에서 커피도 한잔 마시고 잠시 휴식도 취하면서 바다 수영이 아니면 갈 수 없는 우리들 만의 해수욕장에서 잠시 흔적을 남기기도 한다.

바다 수영이 아니면 갈수 없는 수정봉 아래 몽돌 해변...

그렇게 이름 없는 몽돌 해변을 머무르다 구조라 윤돌섬 뒤쪽으로 한 바퀴를 돌면 제일 긴 거리가 나온다.


물론 당일 여정을 같이 하는 일행과 의견을 같이 해야겠지만, 수정 동굴만 찍고 수정 동굴의 파도에 한참을 놀다 오면 한 시간 내외에 거리도 1.5km 남짓, 하지만 수정 동굴에 들리고 몽돌 해변에서 커피 한잔 한 다음 윤돌섬을 돌아 나오면 대략 5.5km에 2시간 반은 족히 걸린다

오른쪽 시방에서 출발해서 첫번째 기착지인 수정 동굴에 들어갔다가 두번째 기착지인 몽돌 해변에 들어간 경로, 결국 윤돌섬을 뒷편으로 돌았는데, 조금은 장거리 코스였다.


거제의 해안은 어딜 가도 아름답다...


이곳 수정 돌굴을 거치는 여정 또한 마찬가지이다. 해안선을 타고 절벽들을 파도와 함께 넘어가며 바닷속 저 아래에는 온갖 물고기들이 헤엄쳐 다니고, 장거리 수영 중에 잠시 쉬어 가는 몽돌 해변 또한 수영을 하지 않았으면 평생을 보지 못할 영화 속에서나 볼 듯한 아름다운 풍경이다.


이렇게 주말을 보내고 나면 꿈에서도 그 아름다운 경치들이 바다를 타고 하늘을 나는 듯하다


올해는 이 수정 동굴에 세 번을 갔었다. 한 번으로 끝내기엔 너무도 아까운 경치가 많아 한번을 가고도 뒤로도 두 번을 더 갔었다. 그런데, 한 번은 스노클을 가지고 가지 않아 측면 호흡으로 간 적이 있다. 오랜만에 방향 잡는다고 삐뚤빼뚤 힘이 들었는데, 덕분에 바다 위의 풍경도 덤으로 두배는 더 구경을 잘한 것 같다.



벌써부터 내년 봄이 기다려진다...


수정 동굴, 천연 풀 타기, 잊지 못할 작은 몽돌 해변.....

 

어느 하나 머릿속에 빼어 내기 아까운 풍경들이다. 특히 사람의 때가 묻지 않은 자연이 이곳 거제에 그리 많다는 게 그저 행복할 뿐이다



다음은 잠시 쉬어가는 시간으로 취미 생활로의 바다 수영 지치지 않고 오래 하는 방법을 소개하려 합니다.


물론 사람마다 체력과 체형에 따라 편하게 할 수 있는 영법이 다르기 때문에 뭐가 정답이라 할 순 없지만 (편하게 빨리 오래 할 수 있는 본인에게 맞는 영법이 정답이겠습니다만 ^^) 바다 수영을 그냥 좋아하는 사람들이 편하게 할 수 있는 경험을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왜냐하면 저도 지독한 저질 체력이었는데, 어느 정도 따라갈 수 있었던 게 장거리 출렁 거리는 파도에 몸을 맡긴 바다 수영에서의 스스로 터득한 방법 때문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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