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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nciscoM May 19. 2022

바다 수영 - 안전 기원제와 올해의 첫 바다 수영

5월 드디어 바다 수영 시즌이 돌아왔다


얼마나 기다려왔는지 모른다.


어버이날을 피해 7일 바다 수영의 성지 구조라를 다녀왔고, 15일 스승의 날에 다시 한번 더 다녀왔다.


시간이 흘러도 변하는 것 나이 들어가는 우리들이지 그대로 놔두면 결코 자연이 변하는 법은 없.


구조라 해변이며, 800여 미터 앞에 덩그러니 떨어져 있는 윤돌섬 또한 작년에 보았던 그 예쁜 풍채가 대로이고, 바닷물은 투명하고 싱그러웠으며 어린아이의 새하얀 눈자위가 연상될 만큼 그 순박함을 그대로 가지고 있었다.


얼마나 기다려왔던가.


하긴 지난 늦가을부터 봄의 중턱까지는 5월이 빨리 와서 겨우내 얼었던 날이 풀리고 수온이 알맞게 올라가기만 기다렸던 것 같다.

거제 구조라 해수욕장과 그앞의 윤돌섬


5월 7일이었던가? 올해 첫 바다수영을 하며 올해도 마찬가지로 6개월 남짓의 시즌을 보내면서 좋은 날씨와 모두의 건강을 기원하며 안전기원제와 함께 시작한다.

소박한 상차림

구조라 주차장 옆 민폐 끼치지 않게 모여 각자 준비한 상은 소박하기 그지없다. 일행 중 가장 연륜이 많으신 분의 자상한 지도하에 상 차리는 법 그리고 절하는 법 등을 배워가며 정성스럽게 한마음으로 올해의 무탈함과 모두의 건강을 덤으로 빌었다.

  

6개월 만에 입수


그렇게 잠시 간을 보내고 드디어 6개월 만에 입수.


5월 7일 바깥 날씨는 햇볕이 쨍쨍하고 20도를 웃도는 날씨라 슈트를 입는 동안 더위를 느끼는 날씨였다. 모두들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빨리 에 들어가고 싶다'. 수온은 당일 15도 정도로 처음엔 약간 추위를 느낄 만도 하지만 이내 팔 꺾기 몇 번으로 더위와 추위를 동시에 가시는 바다수영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상태가 되었다.

입수하기 전 기념촬영 한컷
이제 슬슬 시작해 볼까

당일은 모든 게 최적이었다. 따가운 햇볕이 안 그래도 까무잡잡한 얼굴을 조금 더 그을리게 해 주었지만, 복면을 한덕에 집에 들어가니 못 알아볼 정도는 아니었다.


이렇게 시작한 올해 바다 수영 모든 게 최적이었고 기억에 남는 몇 안 되는 최상의 바다 수영 중 하나로 앞으로  한 시즌이 더 기대가 되게 하는 날이었다.


하지만 스승의 날 바다 수영은


그렇게 일주일을 보내고 한주가 지나서 이번에는 대담하게도 구조라에서 일출 바다 수영을 시도했다.


일교차가 심해 이른 아침 기온이 11도로 제법 쌀쌀했지만 수온은 지난주와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었기에 바다에 들어가면 금방 적응이 될 줄 알았다.  


오히려 지난주 보다 풍속이 4m/s로 약간의 파도와 함께 더욱 신나는 바다 수영을 내심 기대했다. (경험상 8m/s까지는 멀미를 느끼지 않지만 이를 초과하면 웬만하면 입수를 추천하지 않는다)


오랜만에 10여 명이라는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어 더욱 기대가 되었지만, 장비 착용할 때 느끼던 한기가 바닷물에 첫발을 담글 때 여지없이 '어? 이건 아닌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


하지만 기온(11도)보다 수온(15.5도)이 높으니 오히려 따뜻함을 느낄 줄 알았는데, 날씨가 흐린 상태라는 걸 간과하고 부린 호기라는 게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드러나게 되었다.


정말 팔 꺾기 몇 번이면 쉽게 체온을 되찾을 줄 알았다.


하지만 여간해서 추위가 가시지 않고 그 상태로 윤돌섬까지 순식간에 도착하는 마음이 그렇게 간절할 줄 몰랐다.


모두 한마음으로 약 800여 미터를 쉬지도 않고 수영을 해 나갔으며, 일행 중 몇 분은 밖으로 나가면 추워진다고 윤돌섬에 상륙하지도 않고 물속에서 그대로를 즐기시는 분들도 있었다.

  

물 춥십니까? 아~예 엄청 시원합니데이~
그래도 우리는 간다. 이까이께 뭐시라꼬~
우리는 얼굴 안담구고 그냥 이리 갈랍니데이~ 추버서예~

그래도 윤돌섬에서 따뜻한 커피 한잔은 마음을 녹이기 충분했다. 그렇게 해서 돌아와서 다녀온 경로를 보니 평소 같으면 중간중간 구경도 하고 쉬엄쉬엄 왔을 텐데, 정말 한눈도 팔지 않고 다녀온 경로였다.


GPS가 중간부터 잡혀서 하지만 정말 급했나 봅니다.


이렇게 해서 마무리된 추운 바다 수영이었지만


누구 하나 시간 잘못 잡았다고, 추웠다고, 핀잔하는 사람이 없다. 오히려 미안한 마음에 이른 아침 콩나물 국밥으로 마음을 따뜻하게 해 드렸다.


바다를 사랑하는 사람은 마음도 사랑스러운가 보다.


여러 해 바다 수영을 하고 있지만 이번에 또 좋은 경험을  했고,  다음 바다 수영의 현명한 지혜로 활용될 것 같다.


흐린 날 수온의 체감은 맑은 날 보다 적어도 1~2도는 떨어뜨려야 맞다!





다음 주는 오랜만에 구조라 근처 수정 동굴에 다시 한번 가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잘 있었는지 보고 와서 이야기를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번에는 안 추웠으면 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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