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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nciscoM Oct 10. 2022

바다수영 - 소노캄 옥림 예쁜 가을 하늘 아래

가을 단풍이 예쁠까? 아니면 가을 수영이 더 예쁠까?


어려운 질문이다.


형형색색의 천연물감으로 물들여놓은 듯한 아름다운 가을 단풍이 결코 빠진다라고 할 수 없지만, 어쩔 수 없이 가을 바다로 기울어지는 대답은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느끼는 파도의 부드러운 감촉을 잊을 수 없는 약간의   이기심이 가미된 답변이라 하겠다.


지세포는 일출이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작년에 바라본 일출은 아직도 머릿속에 잊혀지지 않는다.


운이 좀 따라준다면 지세포는 일출의 황홀함에서 시작하여 맑은 바닷속을 누리는 기쁨이 거제에서 즐길 수 있는 가장 호사스러운 사치일 게다.

지세포 수변공원에서 바라본 일출



그래도 아쉬운 건 있다.


가을이 지나감에 따라 그런지 수온은 아직 적당(23도)하다 해도 기온(아침 기온 16도)이 떨어지고 있고, 유독 올 시월엔 연휴가 2주 연속으로 있어 이번엔 토요일 아침 7시로 약간의 변화를 주었다.

(추워지기 전엔 5시 반에 일출 겸하여 입수를 하였다)


일출을 놓친 건 아쉽긴 하지만, 이번 바다수영은 시도 때도 없이 사랑하는 미친 바수er 네 명이 모여 제대로 즐겼다 할 수 있겠다.




이번에(10월 8일) 다녀온 소노캄-옥림 구간은 둘레길을 따라 바닷길로 가는 경로라 다른 구간과 달리 사람 냄새 풀풀 나는 구간이다.


소노캄에서 옥림까지 둘레길이 워낙에 잘되어 있기도 하고 길을 따라가다 보면 살가운 어머님들이 우리를 보고 손을 흔들어 주신다.

멀리 보여 잘 안보이지만 손 흔들어주시는 분, 사진 찍는 분... 바다에선 둘레길이 보기 좋고, 둘레길에선 아랏길이 신기한가 보다.



시작부터 정말 청명한 하늘이다.

그리고 길지 않은 구간이다. 왕복 대략 3.2km 남짓이니 쉬엄쉬엄  대략 2시간을 생각하고 갔다.

지세포의 청명한 하늘



출발하고 대략 1/3 지점에서 가을 바다를 느끼며 충천에 뜬 태양을 배경으로 한컷~




그리고 웬걸 누가 뭐라 하지도 않았는데 선두서부터 막 달린다. 영문도 모르고 숨이 턱에 오르며 뒤따라 간다.




다행히 체력이 소진될 무렵 옥림 몽돌 해변에서 가뿐 숨을 뱉으며, 따뜻한 커피 한잔을 나누고,

옥림 몽돌 해변은 지세포 둘레길의 반환점이다



돌아오는 길. 다시 막 달린다.



이렇게 장난 아니게 막 달린다.




당일 예보에 파도(1m 이상)와 바람(0.8m/s 이상)이 살짝 걱정이 되긴 했지만 역시 지세포는 내만이라 파도와 바람 모두 적당하게 견디게 해 준다.


선두에서 막~~ 달려주신 덕분에 체력 훈련 잘했고, 커피에 스낵까지 준비해 주셔서 옥림 몽돌에서의 휴식 또한 꿀맛이었다.


높은 파도 때문에 탁한 시야가 좀 아쉬웠지만, 역시 가을 바다는 맑고 높은 하늘과 어우러진 최고의 선물이었음을 거제만이 누릴 수 있는 호사가 아닐까 한다.

거제에 산다는 것은 시골에 사는 적적함이 아니라 아름다운 자연이 가져다 준 크나큰 행운이라 할 수 있겠다.



가을 바다가 하늘하늘 한 잊을 수 없는 소노캄 옥림까지 둘레길은 내년에 바닷길로 다시 갈 것을 다짐하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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