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 등 중복되는 펀드 설정 유의할 필요
국내 상업용부동산 투자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코로나로 인한 해외투자 제약으로 국내 유동성 확대, 시장참여 운용사 수 급증 등이 그 주요 원인이다. 이에 따라 기관투자자는 딜소싱 경쟁우위를 점하기 위해 블라인드 펀드를 통한 투자를 선호하고 있다. 기관투자자의 고질적 문제인 느린 투자의사결정절차를 보완하기 위함이다. 물론 분산투자효과 등 다른 장점들도 많다.
2010년대 후반부터 우후죽순적으로 블라인드 펀드가 조성되기 시작했으며, 코로나 이후에는 국내 시장의 견조함 등을 이유로 외국계투자자의 아시아 부동산 펀드 내 국내 비중도 상향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블라인드 펀드 없이는 시장에서 패싱당할 수 있고, 결국 야금야금 도태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처럼 투자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블라인드 펀드 조성은 필수인 것으로 보이나, 과연 무턱대고 블라인드 펀드에만 많이 투자하는 것이 능사인지는 따져봐야한다. 왜냐하면 기관투자자가 접근할 만한 물건은 상당히 제한적임에 따라 기관투자자가 약정한 블라인드 펀드 간 딜소싱 경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원(투자자)은 동일한데, 운용사 간 치고받으며 가격을 올리는 상황이 올 수 있는 것이다. 투자자가 당초 블라인드 펀드에 투자한 취지와는 달리 운용사만 좋은 일 시키게 되는 꼴이다.
이런 잠재 위험을 저감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포트폴리오 구성 등 투자전략을 명확하게 한 후 블라인드 펀드 간 경쟁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오피스/물류 등 섹터별로 블라인드 펀드를 설정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며, 모든 섹터에 대한 투자가 가능한 펀드는 섹터별 블라인드 펀드와 보완관계(Co-inv 등)를 가질 수 있는 전략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해보인다.
이런 투자자의 니즈를 반영하기 위해 블라인드 펀드를 단독으로 설정하거나, 리츠구조를 활용해 투자자 요구사항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딜소싱 경쟁이 날로 심화되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든 운용사든 마음이 급해질 수 있으나, 이럴 때일수록 냉정하게, 다각도로 리스크를 점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