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오피스 투자경쟁 과열로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는 점은 이전 글에서 여러번 다뤘기 때문에 더 얘기하지 않겠다. 그러나 외국계 컨설팅사 등의 최신 보고서를 보면, 외국계 투자자 입장에서 국내 오피스 시장은 여전히 매력적이라다라는 의견이 중론이었다. 그 주요 내용만 아래와 같이 간략히 정리해보았다.(AEW, CBRE, Colliers, JLL, Savills 등 자료를 참고함)
1. 안정적 수요 지속, 임대료 상승 여력 충분
- 먼저 우리나라는 노동관련법 상 제한적인 해고 요건 등으로 인해 코로나 사태에도 불구 글로벌 주요국 대비 비교적 낮은 실업률이 유지되는 등 오피스 수요에 급격한 변동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JLL)
- 또한, 아태지역 중 우리나라와 호주만이 임대료 상승 조항이 포함한다. 이는 인플레이션을 헤지하기 위한 훌륭한 수단이 되며, 중국/홍콩/싱가포르/일본 등은 이러한 임대료 상승 조항이 반영되지 않는다고 한다.(JLL)
- 이에 따라 2010년 이후 국내 오피스 임대료 수준은 안정적으로 우상향하고 있으며, 이에 반해 우리나라를 제외한 아태지역 주요국 평균 임대료 추이를 보면 굉장히 변동성이 심하다. 특히, 우리나라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도 임대료 수준이 소폭, 그리고 짧은 기간 하락한 후 반등하였으며, 공실률과 임대료 간 낮은 상관관계*를 갖는 등 매우 안정적인 특성을 지닌다.(AEW)
* 공실률 1% 상승 시 임대료는 0.07% 감소(AEW)
- 더 고무적인 점은, 이런 안정적 임대료 상승세가 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글로벌 임차인이 선호하는 여건을 갖추고 있음에도 오피스(서울 3대권역 기준) NOC는 홍콩의 1/3, 도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 등으로 글로벌 기업들이 인근 대체 도시*로 이전하는 추세 등을 고려 시 우리나라 오피스 시장은 글로벌 투자자가 관심을 보이기 좋은 여건으로 보인다.(KB, Savills)
* 싱가포르가 대체 도시로 최선호되기는 하나, 오피스 물량이 부족하고 도쿄는 코로나19 안정화 속도가 느린 부분이 글로벌 기업의 오피스 이전 의사결정에 한계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KB)
2. 매력적인 가격 수준
- 최근 한두달 간의 입찰정보가 반영되지 않은 의견인 점을 미리 밝힌다. 외국계 자금이 최근 공개입찰 건에서 낙찰되는 경우가 거의 없는 것을 보면, 아마 지금의 가격 급등세는 외국계 투자자에게도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일 것으로 생각된다. 각설하고, 왜 국내 오피스 가격이 매력적인지 알아보겠다.
- 2020.6월 기준 국내 오피스 가격수준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의 전고점 대비 소폭 상승한 수준이다. 글로벌 주요국 오피스 가격이 전고점을 상당수준 상회한 것과 대비되며, 상대적으로 국내 오피스 가격이 매력적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AEW)
- Spread 수준이 여전히 건전하다는 점도 매력포인트다. 현재 오피스 Spread는 2010년 이후 평균치 대비 아직도 높은 수준이며, 아태지역 주요 도시(도쿄, 싱가포르, 홍콩 등) 대비해서도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상승여력이 존재한다고 보인다.(Colliers, KB, RCA)
3. 제한적인 공급, 풍부한 유동성
- JLL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20년 공급 정점 기록 후 2021~2024년 아태지역 최저 수준 공급량이 예상된다. 젠스타메이트 보고서에도 서울 3대 권역 연평균 공급량은 2010년 이후 연평균 28만평, 2015년 이후 25만평, 2020~2026년 12만평이 예상되는 등 공급량이 급격하게 줄고 있다.
- 그런데 저금리 장기화 등으로 돈은 넘쳐난다. 더군다나 전통자산의 저수익률 및 변동성 등으로 인해 국내 기관의 부동산 사랑, 그 중 오피스에 대한 관심은 더욱 강력해지고 있다. 여기에 외국계 투자자까지 적극 가세하고 있다. CBRE가 2021년 외국계 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아태지역 투자 선호도 조사에서 서울은 3위를 기록하며, 2020년 6위에서 세단계나 상승했다. KKR, 액티스 등의 아태지역을 타겟으로 하는 부동산 블라인드 펀드에서도 우리나라 비중이 과거 10% 내외에서 금년 30%를 육박하는 수준으로 상승됐다는 시장관계자 의견도 들었다. 외국계 투자자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선호*하는 섹터는 역시나 오피스다.
* 2015~2020년 외국계 투자자의 섹터별 투자비중을 분석한 결과, 오피스가 63%, 물류 16%, 리테일 10%, 호텔 6%, 개발 5% 순이었다.(Colliers)
4. 오피스 시장 확대(투자스타일 및 오피스 권역) 가능성
- 서울 3대권역 오피스 상당량이 1960~1970년 준공된 노후 빌딩으로, 이에 대한 밸류애드 및 개발투자 기회가 있을 것이며, 코로나로 인한 방역 및 위생관리 등의 새로운 니즈도 반영돼야 한다.(AEW)
- 그리고 그간 3대권역에 편중된 거래에서 향후 판교, 마곡, 잠실, 상암 등 새로운 오피스 권역이 개발되고 있으며, 이 신규 권역의 시장 펀더멘탈도 양호한 수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3대권역 공급이 제한적임에 따라 공실률은 계속 낮아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오피스 이전 또는 증평 수요를 가진 기업들(쿠팡, 씨젠, 배민 등)의 신규권역(잠실 등) 이전 사례가 다수 포착되고 있다. 또한, 비대면 문화 확산에 따른 거점 오피스 수요 등도 이런 오피스 탈중심화 현상을 견고하게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Colliers 등)
5. 기타 : 시장 투명성 지수 상승
- JLL이 발표한 글로벌부동산 투명성 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16년 40위 '반투명' 등급에서 2019년 30위 '투명' 등급으로 격상됐다. 최근 몇년간 상장리츠가 활성화되면서 시장에 공개되는 정보 범위가 보다 확대된 것이 주요 이유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