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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산 Apr 23. 2021

국내 오피스빌딩 거래시장 최신동향

상업용부동산 섹터 중 오피스는 금은동에 비유하자면 금메달에 해당하는 섹터다. 장기간 투자안정성이 검증됐고, 투자수요도 가장 풍부하다. 특히, 비대면 문화 확산으로 리테일과 호텔 투자가 막히면서 오피스는 더욱 각광 받고 있다. 오피스 투자매력도에 대하여는 아래 링크를 참고해 주시길 바라며, 추후 글로벌 관점에서 다시 한번 다룰 계획이다.

https://brunch.co.kr/@f1e0feb994d8445/1


각설하고 최근 프라임 오피스 거래동향을 살펴보자. 일단 가격이 급상승하고 있다. 입찰결과를 보면 항상 예상범위를 벗어난다. 프라임 오피스는 투자기회가 굉장히 희소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전력을 다해 물건을 확보하려고 하고 있고, Cap rate 3% 초중반대는 이제 전혀 위화감 없는 수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제 더이상 그만 놀라기로 하고, 최근 입찰과정을 살펴보면서 아래와 같이 몇가지 과거와 다른 현상들을 공유해본다.


1. 투자자들이 추구하는 배당수익률 대폭 하락

배당수익률을 3%대까지 허용하고 Exit IRR만 7% 이상 나오면 배팅하는 경우가 다수 파악됐다. 극단적인 무배당 전략도 등장했다. 본인이 재직 중인 회사도 불과 1~2년전만 하더라도 배당수익률 5% 이하는 투자할 생각도 안 했으나, 최근엔 장기적 관점에서 우량 오피스는 지금이 제일 쌀 수도 있기 때문에 배당수익률 5% 이하를 허용하고 자산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부동산 우상향을 전제하고 돈 싸움이 난 것이다. 최근 전문성이 필요한지 의문이 들 정도다. 그냥 돈 많고 배짱있는 데가 자산을 가져가고 있다.


2. Equity(보통주) cushion vs 블라인드 펀드

그간 딜 클로징 리스크가 낮은 블라인드 펀드가 입찰에서 가장 강력한 플레이어였는데, 최근 보통주로 하방을 두껍게 받쳐서 우선주 투자자를 편안하게 모집하는 전략을 들고 나온 강력한 플레이어도 등장했다. 최근 시장에서 주목받는 경쟁이 벌어진 입찰의 숏 리스트를 보면 대부분 블라인드 펀드와 보통주 플레이어 간의 경쟁이었다. 


3. 10년 이상 장기투자

과거 투자기간은 5~7년 사이가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최근엔 최소 10년 이상 보유가 당연한 것이 됐다. 투자기간을 5년 정도로 설정했다가는 향후 Exit 시점과 시장 조정국면이 겹칠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장기투자를 통해 시장충격으로 인한 각종 부정적 이벤트를 피해가기 위함이다. 외국계 컨설팅사의 서울 A급 오피스 시장 가격지수 추이를 살펴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서울 오피스 가격은 약 20% 정도 하락했고, 전고점을 회복하는데 약 2년 정도 소요됐었다. 투자기간 10년이면 금융위기 같은 시장 변곡점을 버틸 수 있을 것으로 보는 것이다.


4. 매도자 = 매수자

가장 재밌는 현상이다. 작년말부터 현재까지 시장에 매물로 나온 물건 중 을지로 A빌딩, 종로 B빌딩, 분당 C 빌딩, 판교 D빌딩, 서울역 F빌딩, 그 외 강남 등 소재 각종 중소형 빌딩 등 많은 빌딩들이 매도자와 매수자가 같았다. 물론 기관투자자가 직접 빌딩을 매입하지는 않으니 매도자나 매수자는 운용사를 의미한다. 

본인은 금년 2월에 아래 링크 글과 같이 프라임 오피스는 기관투자자가 만기연장 또는 재투자를 통해 장기보유를 할 것으로 보았다. 기관투자자의 이런 니즈가 운용사를 전면에 내세워 본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우리나라는 그간 부정부패가 사회전반에 만연했던만큼 공정성에 대해 편집증적인 집착이 있어 보인다. 오피스 입찰절차에서 매수자와 매도자가 같은 현상에 대해 비판적인 언론보도도 이미 나오고 있다. 기자들이 기사 쓰기 딱 좋은 현상으로 보이며, 입잘절차가 공정했다고 하더라도 도덕적인 부분을 결부시켜 비판하면 재투자하려는 운용사와 그 뒤에 투자자는 상당히 부담스러울 것이다.

운용사와 투자자는 이런 비판을 피해갈 수 있는 세련된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으로 보이며, 한편으로는 좋은 물건 확보를 위해 일정수준 비판여론을 감내하는 과감함도 필요하겠다. 왜냐하면, 이런 플레이(매수자=매도자)가 시장에서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전까지는 공정성에 대한 이슈가 언제든지 수면 위로 올라올 수 있어 보이는데, 그렇다고 좋은 투자를 위한 시도를 포기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거칠지만 이런 변화의 과정들을 통해 결국 프라임 오피스는 일종의 인프라 자산화되어 초장기 투자하는 자산으로 여겨질 것으로 생각한다. 먼훗날 우리나라도 미국과 같이 프라임 오피스 주인은 잘 바뀌지 않고 LP 지분만 거래되는 세컨더리 시장도 형성되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러운 예상도 해본다.(물론 국내 시장규모가 상당히 제한적이기 때문에 세컨더리 시장이 형성되기에는 쉽지 않아 보이나, 우리나라는 항상 미국에서 통용되는 전략들이 시차를 두고 적용되고 있는 것을 감안했을 때 그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

https://brunch.co.kr/@f1e0feb994d84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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