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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산 Jan 11. 2023

2023년, 자산운용 보릿고개의 시기

과거 안일했던 마인드를 반성하고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본인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회사에 입사했다. 2010년대 초반부터 기관투자자의 국내 대체투자가 본격화되면서 대체투자 시장은 황금기를 겪었다. 위기는 없었다. 심지어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국내 오피스와 물류센터는 저금리 유동성 과잉현상 등에 힘입어 천정부지로 가격이 올라갔다. 당장 더 투자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도태되는 것 같은 불안감마저 들었다. 시원시원하게 투자하면서 묘한 쾌감도 있었다. 물건 확보가 지상목표가 되어 더 높은 LTV를 추구했다. 2021년 하반기부터 이미 연준의 금리인상 얘기가 나왔고, 2021년 4분기 정도엔 조만간 금리인상 국면에 돌입할 것이 확실히 예상됐음에도 애써 무시했었다. 레버리지에 중독됐던 것이다. GP, LP할 거 없이 모두가 레버리지에 취해있었다. (물론 제정신을 유지했던 분들도 계신다. 대단하다.) 우량물건을 확보한 GP는 권력자였고, 넘쳐나는 유동성에 펀드레이징은 눈감고도 됐으니 LP들도 알게모르게 무시받는 상황이었다. GP와 LP의 관계가 역전된 것이다. 시장에 상당한 거품이 끼었다는 인간 지표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한 치 앞을 못 보고 경주마처럼 달려가던 투자시장에 금리 급등이라는 철퇴가 떨어졌다. 부동산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인 금리를 무시한 대가는 2023년을 여러모로 보릿고개로 만들어버렸다. 


돌이켜보면 뼈아픈 실책이다. 형식적인 리스크관리에 만족했었다. 건방지게도 미래를 너무 낙관적으로만 예상했었다. 큰 경험을 얻었다. LTV 70% 이상 활용은 디폴트값처럼 여겨졌으나, 앞으로는 높은 LTV 사용에 훨씬 더 신중을 기할 것이다. 특히, 코어자산 중장기 투자 건의 경우 안정적인 운용을 위해 과거보다 훨씬 더 낮은 LTV를 추구할 것이다. 밸류애드나 개발전략 등은 여전히 높은 LTV 활용 여지가 있다. 무조건적으로 LTV를 낮추는 것이 아니라 투자전략별로 적정 LTV를 활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LTV를 보수적으로 활용하는 것에 더하여 장기투자(10년 정도)의 경우 대출금리 수준도 보수적으로 가정할 필요가 있다. 2010년 후반 장기투자한 오피스 자산의 장기 금리가정을 보면 부끄러울 정도다.(너무 낮다.) 심지어 2021년 중후반 담보대출받은 자산은 변동금리 조건이 많더라. 당시 변동금리가 고정금리 대비 1%p 이상 낮은 조건이었기 때문에 변동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한 치 앞을 못 보고, 안정적 현금흐름 확보를 위해 원칙적으로 고정금리를 활용하던 관행을 깬 대가는 현재 뼈아프게 다가오고 있다. 우리 회사가 투자한 자산 중 올해 대출만기가 도래하거나, 선매입한 자산 잔금을 지급해야 하는 경우 당초 계획 대비 수익률이 처참하게 무너졌다. 여하튼 요지는 앞으로 중립금리 수준을 보수적으로 가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리서치의 기능이 중요할 것이다.


오늘 글은 두서없이 작성했다. 과거 안일했던 운용태도에 대한 반성, 그리고 그런 부족했던 점은 무엇이었는지, 개선할 점은 무엇인지 다시 한번 곱씹어본다. 금리 급등의 후폭풍으로 올해 거래시장은 물론 기존 포트폴리오에서 발생하는 수익도 보릿고개를 겪을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금리인상에 따른 이자비용 증가로 한순간에 무수익 자산이 돼버렸기 때문이다. 비용 절감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하고, 더 나아가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할 수 있는 부분은 과감히 단행하며 기존 살림살이 내실화에 힘쓰는 한 해를 보내야 될 것 같다. 최근 일어난 금리의 변화는 자산의 성장(임대료 등)만으로는 만회하기 어려운 변동성이기 때문에 공격적이고 새로운 투자는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다.


아무튼 다들 힘내시라. 금리가 인하되면 다시 햇보리가 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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