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업용부동산 지분투자를 재개하기에는 아직도 시장 분위기가 녹록지 않다. 아직까지 높은 금리 수준, 그리고 최근 1년 반 급격한 시장변화에 놀란 가슴들, 따박따박 돌아오는 기 투자자산 리파이낸싱에 따른 배당수익 급락 등으로 가슴 졸이는 실무자들... 그러나 오피스의 경우, 특히 선매입 건의 경우 아래와 같은 이유로 현시점을 놓쳐서는 안 될 투자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1. 금리 급등에 따른 충분한 가격 조정
A급 오피스의 경우에도 고점 대비 약 15~20% 정도 가격이 급락했다. 약 2~3년 전 가격으로 회귀한 것이다. 물론 절대가격이 20% 빠졌다는 것만으로 투자를 재개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이미 기준금리는 3.5%에서 동결됐으며 물가상승세 둔화, 주담대 약 70%가 변동금리 구조로 금리인상에 취약한 국내 대출시장 여건 등 고려 시 금리가 점차 안정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투자 요구수익률의 기준이 되는 금리의 인하 효과는 부동산 가격에 정말 큰 영향을 준다.
2. 국내 오피스 수요 견조한 반면 공급은 부족
국내 임대 시장은 미국 등 글로벌 시장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먼저 한국 등 아시아 국가는 보수적 근로문화 등에 따라 미국과는 달리 원격근무 여파가 제한적이고, 경직된 노동법 등으로 해고가 극히 어려움에 따라 임차수요에 대한 변동폭이 제한적이며, 미국과 같이 오피스 소재지를 선벨트와 같은 전혀 다른 권역으로 이전할 수 있는 대안 권역이 딱히 존재하지 않으며, 결국 서울이라는 협소한 땅덩어리에서 한정된 공급물량을 차지하는 싸움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한국은 2025년까지 마곡 등 제외하고는 신규공급량이 극히 제한적이다.
JLL 자료에 따르면 2023년 1분기 서울 A급 오피스 공실률은 1.1%에 불과하며, 이는 2021년 1분기 이후 8분기 연속 하락한 수치이다. 임대료도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2.2%나 급등했다.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302500049
3. 위와 같은 이유로 실물자산 매물은 거의 없으나, 선매각 물건은 종종 투자기회 발생
현 시장상황 상 시간은 건물주의 편이기 때문에 건물주는 특수한 상황이 아니면 보유자산을 매물로 내놓고 있지 않다. 그러나 이미 오피스 개발 삽을 떠서 공사가 진행 중인 사업장의 경우, 현재 당초 목표가에 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시행사 내 주주의 여러 이해관계에 따라 선매각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계약금만 지급하면 되니 최근 이슈가 됐던 공제회 등 기관투자자의 유동성에도 큰 부담을 주지 않을 것이다. 적당히 할인된 가격에 우량 오피스를 선매입할 수만 있다면 중장기적으로 아주 좋은 투자성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앞에서 얘기한 바와 같이 국내 우량 오피스 물량은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좋은 투자기회가 잘 오지 않는다. 기관 내부적으로 허용만 된다면 우량 오피스 선매각 건은 모두 쓸어 담아도 될 것 같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한편, 오피스 개발사업 초기에 투자하는 것은 최근 자재비, 인건비 등 개발비용 급등으로 인해 사업성이 안 나오는 상황이다. 도심 내 A급 오피스 평당 건축비가 현재 약 1천만원에 육박한다고 한다. 물론 장기 관점에서는 손해보지 않는 투자가 될 수 있으나, 어려운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현 상황에서는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으로 보인다. 사옥 투자자 정도 돼야 현시점에서도 과감하게 개발전략으로 접근할 수 있어 보인다.
* 유의점 : 큰 틀에서 한 가지 신경 쓰이는 것은 향후 국내 경기가 많이 안 좋을 것이라는 점이다. 아무리 공급이 적다고 하더라도 임차 수요가 지금보다 많이 줄어든다면? 그런데 개인적으로 이런 부분까지 모두 고려하면서 부동산 투자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사실 잘 알 수도 없는 영역이라는 생각이다.
그렇다고 이 같은 매크로 리스크 요인을 무작정 간과할 수는 없으니, 이런 리스크가 현실화됐을 때에도 그 충격을 견딜 수 있는 자산(핵심 입지 등)에 투자하는 것이 안전할 것이다. 임차인도 가려 받아야 되는데, 임차수요에 대한 변동성이 큰 성장섹터(IT 등)/기업(스타트업 등)은 최근 몇 년 선호되는 임차인이었으나 앞으로는 주의해야 할 임차인군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