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함께 날밤을 새우며 넷플릭스 시리즈 '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를 정주행 했다. 20대 후반까지 한 번도 연애를 해본 적 없는 12명의 참가자들이 8일간 합숙하며 자유롭게 연애하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첫 화의 출연자들은 본인이 왜 모태솔로인지 증명이라도 하듯, 이성 앞에서 조리 있게 말을 잇지 못하고, 상대를 챙기는 데도 서툴다. 하지만 8일 동안 호감 있는 이성과 데이트를 하고, 울고, 거절을 당하며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보다 보니 첫 연애 때의 서툴고 풋풋했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연애란 뭘까.
학창 시절엔 ‘편하게 연락할 수 있는 친구’라고 생각했다. (그땐 남자친구라면 매일 문자를 주고받는 사이 정도로 여겼다.)
성인이 되고 나서는 조금 더 나아가 깊은 고민도 함께 나누고, 스킨십을 할 수 있는 이성 친구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5년간의 연애 끝에 결혼 10개월 차가 된 지금은, 연애란 ‘삶의 동반자를 찾는 과정’이라는 정의에 가까워졌다.
잘 맞는 동반자를 찾으려면 먼저 ‘나’를 알아야 한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그걸 모르면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충돌이 잦아지고, 결국 지칠 수밖에 없다.
나는 해산물을 싫어하는데, 상대가 해산물 외의 음식 대부분을 싫어한다면 오랜 시간 함께하기 어려울 수 있다. 누군가는 상대가 하루 종일 게임하는 건 괜찮지만,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연락이 끊기는 건 싫어한다. 반대로 술자리는 괜찮지만, 하루 종일 게임하는 건 한심하게 느낄 수도 있다.
나와 비슷한 시기에 결혼한 두 커플이 있다.
첫 번째 남편은 술을 너무 좋아해 매일 퇴근 후 소주 1~2병을 꼭 마신다.
두 번째 남편은 몸 관리에 진심이라 매일 운동과 식단을 챙긴다. (아내에게도 함께 하자고 한다.)
마지막으로 우리 남편은 게임을 좋아해, 퇴근 후나 주말에 약속이 없으면 컴퓨터 앞에서 시간을 보낸다.
어느 날 세 부부가 모여 ‘누구 남편이 제일 나은가’라는 주제로 ‘레전드 남편 뽑기’를 했는데, 놀랍게도 모두 자기 남편이 최고라고 입을 모았다.
어른들은 “젊을 때 연애 많이 해봐라. 그래야 사람 보는 눈이 생긴다.”고 말한다.
처음부터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나 원하는 배우자의 조건을 알면 좋겠지만, 연애는 교과목이 아니라서 직접 겪어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다. 오랜 시간을 함께하다 보면 싫어하던 것을 좋아하게 되기도 하고, 편해지면 몰랐던 내 모습이 드러나기도 한다.
그래서 연애가 더 흥미로운지도 모른다.
남편은 나와 연애하기 전까지 이모티콘을 써본 적이 없었다.
카톡이 오면 ‘ㅇㅇ’, ‘ㄱㄱ’ 같은 단답으로만 답하고, 전화는 용건만 말하고 끊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이모티콘을 한 번에 열 개씩 보내고, 떨어져 있으면 1~2시간씩 통화하다 잠들곤 한다.
본인도 이런 자신의 모습을 신기해한다.
연애에 정답은 없다. 연애는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면서, 동시에 나를 발견하는 여정이다.
시행착오를 거치며 그 과정을 거듭하다 보면, 어느 순간 내가 뭘 좋아하는지, 어떤 사람과 잘 맞는지를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 여정 끝에 만난 사람이 내 곁에 오래 머문다면, 그것이 바로 내 연애의 ‘정답’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