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것 있나요! 간단하게 잔치국수 만들어 먹습니다.

비로 축축해진 마음을 따뜻한 온기 품은 잔치국수가 보송보송하게 한다.

by 핑크뚱

인간을 망각의 동물이라고 하잖아요. 개인적으로 저는 아무리 슬프거나 힘든 일이 있어도 온기 가득 품은 음식을 위 속으로 넣으면 편안해지고 잡생각이 사라지는 효과를 많이 경험했습니다. 그래서 먹습니다.


토요일 저녁 약속이 있으니 점심은 간단 씨가 항상 말하는 간단하게 먹기로 했습니다.

울 집의 듬직한(마음은 모르겠고, 덩치는 그렇습니다.) 가장인 간단 씨는 밀가루 음식을 무진장 좋아합니다. 근데, 라면은 그렇게나 싫어합니다. 참! 이상야릇한 입맛을 소유하신 분입니다.

이날은 간단 씨가 가장 좋아하는 잔치국수를 만들어 먹었습니다. 밖에는 부슬부슬 겨울 장맛비 같은 비가 내리고 있고 살짝 선선한 날이라 따끈한 국물이 생각난다는 간단 씨의 이야기를 듣고입니다.

잔치국수 뭐! 별것 있나요. 진한 육수 끓여, 갖가지 고명들 만들어 올리고 매콤 달콤한 양념장을 곁들이면 끝인 겁니다. 정말 간단합니다.


간단한 잔치국수 만들어 보겠습니다.

일단 진한 육수를 만들겠습니다. 특이하게 간단 씨네는 진한 육수의 대명사 멸치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간단 씨가 바다 냄새를 싫어합니다. 멸치는 상에도 올리지 못하게 합니다. 보기만 해도 비리다나요. 웃깁니다.

그래서 선택한 육수 내기에 황태포를 사용합니다. 황태포와 다시마, 무 그리고 집에 있는 채소들을 넣어 그날그날 냉장고 속 사정에 따라 달리 육수를 만듭니다. 이날은 냉장고가 가난합니다. 육수낼만 한 채소가 없습니다. 이럴 수 있죠. 주구장창 부엌에만 있는 주부라 마트 장보기가 늦어졌습니다. 달랑 황태포와 무뿐입니다. 스스로 이해하며 있는 재료로 육수를 만듭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육수를 끓일 때 미리 국간장으로 밑간을 해 함께 끓입니다. 그럼 더 풍미가 있습니다.

육수가 팔팔 끓고 있는 동안 고명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이날 고명은 계란 지단, 애호박과 양파 볶음, 버섯 무침, 초고추장으로 맛을 더한 김치입니다.

계란지단의 모양이 제 마음같이 흐트러져 있습니다. 괜찮습니다. 이런 날 저런 날 다 있는 겁니다.

애호박이랑 양파는 미리 다진 마늘을 볶다 넣어 줍니다. 그럼 전체적으로 고소한 마늘향이 베어 좋습니다.

버섯 중에 가장 저렴한 느타리버섯입니다. 밑동을 잘라내고 끓는 물에 담갔다 바로 꺼내면 됩니다. 이렇게 데친 버섯은 소금과 참기름으로 살짝 밑간해 준비합니다.

다음은 김치입니다. 김장김치 작게 작게 썰어 물기를 꽉 짜 준비합니다. 쫑쫑 썬 김치에 초고추장으로 간하면 새콤달콤하니 맛이 더 좋습니다.

고명도 준비가 끝이 났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 맞습니다. 국수 삶기입니다. 간단 씨네는 목 넘김이 좋은 소면을 사용합니다.

적당량의 물을 팔팔 끓여 줍니다. 이때 소금 한 줌을 넣고 국수를 고르게 펴 넣어 삶아 주면 됩니다.

국수가 보글보글 끓어 넘치려고 할 때쯤 찬물을 반컵 부어줍니다. 이렇게 2~3회 반복해 줍니다.

* 국수가 끓을 때 찬물을 붓는 이유로 끓어 넘침 방지도 있지만 면발이 더 탱글탱글 해집니다.

잘 삶아진 국수는 바로 찬물로 직행합니다. 수돗물을 콸콸 틀어 전분기를 빼기 위해 손으로 국수를 씻어 줍니다. 그러면 특유의 밀가루 냄새가 나지 않습니다.

씻어 물기 뺀 국수를 그릇에 담아 고명을 얹어 뜨끈한 육수를 부어주면 끝입니다.

이제 상차림을 하고 맛있게 먹으면 됩니다. 아쉽게도 아무거나 군은 다양한 고명은 싫어합니다. 딸랑 김치만 올려 먹습니다. 혹시 이 글을 보시는 분이 아무거나 군의 편식을 주부가 방치하는 게 아닌지 의문을 품을 수 있습니다. 맞습니다. 저는 싫어하는 음식은 최소화하려고 하는 편입니다. 커서 후회가 될지도 모르겠으나 커가는 과정에 싫어하는 것을 억지로 먹이며 음식에 대한 거부감을 키우고 싶지 않습니다. 저의 얼렁뚱땅 육아 방식입니다.


작년에 읽은 정유정 소설 <완전한 행복>이란 책에서 "행복은 덧셈이 아니야. 행복은 뺄셈이야."라며 주인공이 생각하는 행복에 불필요한 것들을 제거해 나가며 스스로의 행복을 만드는 극단적인 소설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 책을 읽으며 정말 행복은 내 안을 채워가는 게 아니라 비워가는 게 맞는 거일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극단적으로 육아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아무거나 군과 최선의 방법을 찾아가는 육아라고 하겠습니다.

음식이야기를 하다가 얼렁뚱땅 저의 육아 이야기도 함께 했습니다. 제가 이렇습니다. 인생이 우왕좌왕입니다. 오늘의 음식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