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소리가 저절로 터져 나왔습니다. 메일 함을 열다가 나도 모르게 크게 소리를 지르고야 말았습니다. “오오! 오~오~오~!” 무언가에 놀라서 이렇게 소리쳐 보기는 태어나서 처음입니다.대표이사가 될 때도 이러지는 않았습니다. 제가‘브런치’ 작가 심사에 통과된 것입니다.
한 달 전부터 글쓰기를 시작했는데 지난주에 딸아이가 브런치라는 글쓰기 플랫폼이 있다고 알려줘 그날로 작가 신청을 하였었습니다. 몇 번씩 떨어지는 분도 많다는데 너무 빨리 통과되어 혹시라도 그런 분들이 이 글을 읽는다면 죄송스러운 마음입니다. 이런 에세이 형식의 글을 써본 적은 없지만 글을 써보니 보고서 작성하는 것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서재(픽사베이)
자유로운 삶을 위하여지난 3월 대표이사를 스스로 내려놓고 7개월째 되어갑니다. 지난주에 쓴 글에서 보시면 알겠지만 계획 없이 퇴직했습니다. 퇴직 이후엔 아무것도 안 하는 무위의 삶을 살고자 하였고 무위의 상태로(존재 자체로) 행복하려고 하였으며 단순하게 살아보려 하였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삶은 그리 단순하지 않고 단순해지도록 놔두지도 않습니다.
수십억 년의 세월 동안 인간이 점점 더 복잡한 쪽으로 진화했다는 걸 생각하면 단순하게만 살 수 없는 건 당연한 결과입니다. 복잡한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되 단순하게 드러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생각해 보면 철학자들이 그랬습니다.
지난 한 달 자신의 글을 쓰며 참으로 신기한 경험을 하였습니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생각이 정리되고 또 글을 쓰며 의식이 확장되는 느낌을 받습니다. 지난날을 회상하다 보니 까마득히 잊었던 기억들이 하나하나 되살아 나며 어느새 제가 과거의 그때 그 상황 속에 들어가 있는 겁니다.
혼자서 글을 쓰며 폭풍 오열도 하고, 내가 누구인지에 대해 좀 더 앎이 커져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장막에 가려 볼 수 없었던 것들이 보이게 되는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모험(픽사베이)
생각해 봅니다. 이놈의 생각! 단순하게 살아야 행복하다고, 앞으론 아무 생각 안 하며 살려고 했는데 나도 모르게 또 생각을 합니다. 생각하므로 존재하는 것이니 이건 인간으로서 피할 수가 없군요.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있으려 해도 머릿속에선 앞으로 무얼 하며 살까 끊임없이 생각이 꼬리를 물고 요동칩니다.
아직 남아있는 세월이 너무 많습니다. 여기저기 인터넷을 뒤적거리고 이 카페 저 카페 다른 사람은 어떤지 끊임없이 기웃거립니다. 주민센터 홈페이지도 뒤적거려보고 들을만한 강의나 배울만한 것이 있는지 확인하고 전화도 걸어 봅니다. 그러다 보면 자신이 한심해지고 마음은 위축됩니다. 왜 아직도 무얼 하면 행복한지, 무엇을 원하는지 모를까, 자괴감에 빠지기도 합니다.
이제는 그만 생각의 혼돈에서 빠져나오려 합니다. 마음이 힘든 이유는 삶에 자유가 없기 때문입니다(알게 되면 앎으로서 자유로워지지만 모르면 불안하니 자유롭지 못한 상태가 됩니다). 자유가 없다는 것은 온전한 자기 것인 자기 생각이 없다는 것이고(사실은 없다기보다는 알아채지 못하는 겁니다),
자신의 내면에서 나오는 생각을 알아채지 못한다면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하기 어려운 상태가 됩니다. 자신이 누구인지 알기 어려운 상태가 되고(소크라테스가 “너 자신을 알라”라고 얘기한 것은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야 자유를 찾을 수 있고 원하는 걸 하며 행복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존재하고 있는데 정작 자신은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니 혼란스러운 겁니다.
이것은 인간의 생각이 의식과 무의식으로 나누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내면의 소리를 저는 무의식에서 나오는 소리라고 정의합니다. 내면의 소리와 의식의 세계가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삶은 더 혼란스러워집니다. 어릴 땐 거의 무의식의 영역을 사용하고 어른이 되면 무의식의 소리는 멀어지고 의식의 영역이 그 자리를 차지합니다. 어린이가 천진난만하고 삶의 고통을 모르는데 반해 나이 들어 지식이 늘어날수록 삶이 힘든 이유입니다.
자유(픽사베이)
해결 방법은 자유를 찾는 겁니다. 어떻게 자유를 찾을 것이냐? 인간의 무의식 영역을 더 활성화시키면 됩니다. 움직이거나 운동을 하는 것, 창의적 활동들은 의식보다 무의식을 더 많이 사용합니다. 사실 무의식이 의식을 지배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창의적 활동을 하면 자유로움이 회복됩니다. 창의적 활동으로 무의식 영역이 활성화되면 존재를 인식하게 되고 자신이 누구인지 알게 되니 안전함을 느끼게 되고 자유로워지는 겁니다. 걷기를 하거나 명상을 하면 평화로움을 느끼며 문득 깨달음이 오는 것과 예술가들이 대체로 자유로운 삶을 사는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해보기 전엔 그것이 진정 자신이 원하는 건지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창의적 활동이든 일단 해보시길 권합니다. 취미 생활로 하든 본업으로 하든 상관없습니다. 좀 더 자유로워질 것입니다. 제가 그랬습니다. 이사하며 아파트 인테리어를 해야 해서 공부하다 보니 이게 너무 재미있는 겁니다. 그래서 셀프로 직접 해버렸습니다. 몇 달간 엄청 몰입하는 동안 너무 즐거웠고 비용도 절반밖에 안 들었습니다.
목표를 가지고 세상에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살면서는 목표가 없으면 삶이 표류합니다. 저는 이제 글을 쓰며 두 번째 삶을 열어 가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