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Ahn, Jae Hyuk Sent: Thursday, July 28, 2011 8:53 PM To:
Subject: Last Letter from OOO
여러분에게 보내는 마지막 편지입니다. OOO에서의 11년은 저에게 엄청난 기회와 상실을 맞보게 하였지만 저는 아직도 이 회사를 너무 사랑합니다. 여러분들과 함께해서 좋았고 제 안에 숨겨져 있던 것들을 찾아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이제 새로운 탐험을 시작하기 전에 여러분과 헤어지는 아쉬움을 달래고자 그동안 생각했던 것들을 적어 봅니다.
새로운 도전을 하고 기회를 잡기 위해선 항상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염세주의자는 기회를 장애로 만드는 사람이고, 낙관주의자는 장애를 기회로 삼는 사람이다.’라고 했습니다. 20~30대 때 저는 지독한 염세주의였으나 이 사실을 알아챈 뒤 마음을 바꾸기로결정했습니다.
마음을 바꾸더라도 위기는 늘 우리 주변에서 서성거리며 삶을 무너뜨릴 기회를 찾고 있습니다. 그것은 나의 안위나 상황이나 그동안의 노력 같은 것은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큰 위기의 파도가 오더라도 그 파도 위에 올라타고 잘 통제하면 기회의 파도로 변하고, 아무리 작은 파도라도 그것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면 위험한 파도가 되고 맙니다. 파도에 대한 통제력을 키우는 것은 자신이 누구인지 제대로 알아내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어떤 일을 시작할 때 그것이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일이라면 과감한 도전이, 실패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면 과감한 도전보다는 신중한 결정이 필요합니다. 저는 새로운 세상에서 새로운 도전을 위해 과감한 시도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시련과 역경이 따르겠지만 그것들을 통해 성장하고 통찰력과 미래를 보는 혜안(예측능력)이 생길 것을 알고 있습니다.
새로운 세상은 자신이 절대로 넘어서지 못할 것 같은 한계를 넘어섰을 때 펼쳐집니다. 바꿔 말하면 한계를 넘어 보지 못하면 자신이 알고 있는 세상과 전혀 다른 세상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어떤 상자 안에 자신을 넣어두고 자신의 존재를 상자 속 사람으로 규정하는 일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성공한 사람들은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을 해온 사람들입니다. 자신의 책임 범위를 규정하는 일은 필요한 일이긴 하지만 동시에 그 상자 속에 자신을 가두는 일이기도 함을 알아채야 합니다.
모습은 다르지만 누구나 나름의 어려움과 장애물을 가지고 있고, 인생이란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장하며 성과를 내야 하는 게임입니다. 게임에서 이기지 못한 것을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탓할 수는 없습니다. 꾸준히 자기 계발을 하여 게임에서 이길 수 있는 자신만의 필살기를 찾아내야 합니다.
우리 인생과 사회와 조직은 그다지 합리적이지 않습니다, 아니 지극히 비 합리적이라고 말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때문에 역설적이게도 '비합리적이다'라는 설정을 가지고 있으면 원하는 답을 찾을 수 있으나, '합리적이어야 한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답을 찾지 못하고 더 미궁 속으로 빠지게 됩니다. 어떤 설정을 가지고 있는가에 따라 같은 환경 속에서 성과를 내기도 하고 불평하면서 시간을 허비하기도 합니다.
냉혹한 비즈니스 정글의 세계를 이해해야 하는데 집단으로 사냥하는 늑대 조차도 사냥 성공률이 10%밖에 안 됩니다. 한 번에 성공이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될 때까지 끝까지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근성을 키워야 하는 이유입니다.
인간이란 사실은 텅 빈 존재이고 곧 스러질 구름 같은 것이지만, 그래서 더욱 인생을 소중히 써야 합니다. 가끔은 모든 것을 그대로 내버려 두고 자신을 향해 몰아치는 눈보라를 알몸으로 맞으며 인고의 세월을 보내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다시 사는 길을 선택한 솔개처럼 힘차게 하늘로 날아오르게 되는 꿈과 희망을 이룰 수 있음을 믿습니다. 여러분 모두 성장하며 꿈과 희망을 이루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