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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태연 Sep 08. 2023

브런치스토리 구독자 100명의 의미

100이라는 숫자를 참 좋아했습니다.


  

   초등학교 때 100점짜리 시험지를 들고 신나게 집으로 달려 갔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온 동네 사람들이 보도록 동그라미가 가득한 시험지를 흔들면서 말이죠. 100이라는 숫자는 보기만 해도 뿌듯하고 기분이 좋아지는 숫자였습니다.


   2022년 5월. 브런치 작가가 되었습니다. 작가이지만 계간지나 월간지에 평론이나 수필이 실릴 뿐, 제 이름으로 된 책은 아직  없었습니다. 책을 낼 기회가 있었지만 글의 완성도에 만족하지 못해 보류중이었구요.  때문에 주변사람들로부터 "책은 냈지?"라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멋적었었는데, 이제 '브런치작가'라고 하면, "오~ 그거 선정되기 어렵다던데?" 하며 인정을 해 주더라구요.


   그러나!!!  브런치 작가는 오롯이 자신과의 싸움이었습니다.  제가 글을 쓰지 않아도 '작가님의 글을 기다립니다'라는 브런치 메시지만 받을 뿐, 글을 안 쓴다고 뭐라 하는 사람도 없었고,  내 글을 기다리는 사람들은 더더욱 없었습니다.  평론은 재미가 없을 것 같아 수필을 올렸지만, 100%까지는 아니어도 완성도 있는 글을 올려야하기에 기계로 찍어내듯 올려지진 않았습니다.  


   그러는 동안 구독자 수에도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작가님들이 올려주신 글들은 꾸준히 읽어가며, 마음에 와 닿는 글은 구독버튼을 눌러갔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한 작가분의 글을 읽고 난 후 그분의 구독자 수에서 멈칫하고 말았습니다. 이천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 하고 계셨습니다.  어떻게 하면 구독자가 이천명이 넘는 걸까? 갑자기 부럽고 궁금해졌습니다.


   내 브런치스토리를 검토해 보니 구독자 47명,  관심작가 675명이었습니다.  '관심작가는 뭐지?  나한테 관심을 가진 작가?독자?' 아니었습니다.  그 동안 제가 구독 버튼을 눌렀던 작가분들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관심을 갖고 675명의 작가분들의 글을 읽어나가고 있는 중이라는 뜻이었습니다.  


  다행히 2023년 7월부터 <고전 글귀에 대한 글>을 시작하면서 느린 속도로 구독자 수가 늘어갔습니다.  49, 51, 52... 숫자가 늘어갈 때마다 마치 47점을 맞은 시험에서 꾸준히 점수가 올라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2023년 9월 7일.  드디어 100점짜리 시험지를 받게 되었습니다. 100명의 작가분들이 제 글을 구독하게 된 것입니다. 두 자리 수에서 세 자리수로 바뀌니 그렇게 뿌듯할 수 없었습니다.








   

    저는 100이라는 숫자를 참 좋아합니다. 아니 좋아했었습니다. 그런데 이젠 100 이상의 숫자에 관심이 가게 되었습니다. 이제 선배 작가님들처럼 정성과 열정을 담아 <읽고, 쓰는 일>을 꾸준히 해나갈 예정입니다. 그러다보면 구독자 수도 차츰 늘어가겠죠?  그동안 한 분 두 분, 관심을 가져주신 소중한 100명의 구독자님들처럼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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