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곱슬머리 May 06. 2022

리더십의 결과: 과업의 성공 또는 팀원의 몰입

리더는 과업의 성공과 팀원의 몰입 중에서 무엇에 더 집중해야 할까요?


리더십을 영향력이라 정의한다면 우리가 리더십을 발휘하는 본질적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째로 내가 영향력을 미치려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무엇인가 원하는 무엇이 있어서 일 겁니다. 상대방의 행동 변화를 통한 성과, 예를 들어 청소하기 싫어하는 자녀가 방을 정리하게 하거나, 영업 직원의 고객 미팅 횟수를 늘여 영업 실적을 높이거나, 또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문제를 해결하고 계획보다 지연되고 있는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게 하는 것 등이겠지요. 조직 내에서 이런 행동들이 쌓이면 우리는 ‘리더십이 있다’는 평가를 받게 되고, 나아가 공식적인 리더로 발탁되기도 합니다.


리더로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두 번째 이유는 나의 영향력을 받은 사람들이 특정한 과업(활동)을 수행하면서 느끼는 정서적이고 지적인 반응 즉, 몰입의 수준을 높이는 것입니다. 이것은 리더십을 발휘하는 목적일 수도 있지만 영향력을 미칠 때 의도하지 않지만 나타나는 리더십의 결과물이기도 합니다. 인식하든 못하든 우리가 타인의 행동 변화를 위해 영향력을 미칠 때 나의 영향력을 받는 타인은 자연스럽게 정서적인 반응을 일으킵니다. 맡겨진 일을 자발적이고, 긍정적인 마음에서 하든지 아니면 불만을 가지고 하든지 혹은 자신감과 확신 없이 마지못해서 그 일을 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과업을 수행하는 타인들의 몰입의 정도는 리더의 행동에 따라 달라 질 수 있습니다.


현실 세계의 기업이나 일상적인 장면에서 대부분의 리더는 과업의 성공(결과)에 우선순위를 두지만 실제 과업을 수행하는 사람의 정서적이고 지적인 몰입에는 시간과 에너지를 쓰지 못합니다. 급변하는 경영 환경 때문에 리더들의 시간이 부족하기도 하고, 리더십의 목표 또는 결과로서 몰입(인게이지먼트)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한 이유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리더들이 구체적으로 팀원의 몰입을 다루는 방법에 대해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직원들의 ‘몰입’이 조직 운영의 이슈가 되기 시작하던 10여년 전에 저는 세일즈 매니저로 10명 정도의 세일즈 팀을 책임졌던 경험이 있습니다. 처음으로 매니저가 된 저는 팀원들의 몰입을 높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업무와 분리된 환경 속에서 업무와 관련 없는 주제를 가지고 코칭에 집중했습니다. 몰입은 팀원이 수행하는 과업과는 별개로 다루어야 하는 ‘그 무엇’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전임 매니저와는 다르게 팀원을 조직의 일원이 아닌 한 개인으로서 관심을 가지고 질문하고 공감하기 위해 노력하는 저의 행동은 나름 좋은 결과를 보여줬습니다. 대부분의 팀원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이를 통해 과업 수행을 위한 신뢰가 든든해졌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무엇보다 그 해 제가 맡은 영업팀의 성과는 다른 어느 해보다도 높았습니다. 당시에는 몰입된 팀원들이 팀의 성과를 만들어 내는 모양새였습니다.   


오해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앞서 말한 저의 경험을 근거로 ‘리더는 팀 과업의 성공보다 팀원의 몰입을 먼저 챙겨야한다’고 말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그 팀의 성과는 오래가지 않았고, 당시 팀원들의 몰입에 집중하던 저는 늘 저의 리더십에 대해 부족한 무언가를 느끼곤 했기 때문입니다. 돌아보면 그때의 허전함은 저의 코칭이 과업에 직접 관련된 본질적인 것이 아니라 늘 우회적이고 주변적인 것에 대한 코칭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조직에서 성과 코칭은 과업 수행과 동시에 일어나야 하고, 과업 수행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어야 했습니다. 한 마디로 성과 코칭은 과업 수행 자체에 관한 것이어야 했습니다. 이런 점에서 저의 리더십은 한쪽으로 기울어진 상태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팀의 성과와 팀원의 인게이지먼트는 동전의 양면처럼 붙어있는 것이므로 리더는 팀원이 일하면서 성취와 동시에 몰입도 경험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성과와 몰입을 분리할 수 없지만 특별한 경우에는 리더가 팀원의 몰입을 희생하면서도 목표한 일에 대한 성공에 더 집중해야 하는 상황도 있고, 반대로 목표에 대한 성공은 잠시 미루고 직원들의 몰입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경우도 있습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와 같이 ‘성공이 먼저인가 몰입이 먼저인가?’라는 질문에 정답은 없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영향력 있는 리더는 두 가지 모두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EQ와 리더십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