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의 본사에서 개발한 리더십 프로그램을 한국 지사에서 진행하고 싶으니 강의를 해 달라는 요청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본사가 리더십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전 세계 지사가 같은 프로그램을 각자 운영하는 것이죠. 동일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해 본사에서 각 국가에 강사를 출장 보내거나 반대로 참가 대상자나 혹은 각 국가에서 강의할 사내 강사를 교육하기 위해 본사나 지역 본부로 보내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기 위한 방법입니다.
보통 회사 밖으로 이런 요청을 하는 이유는 로컬 지사 내에 본사 프로그램을 강의할 만한 트레이너가 없거나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로컬 지사의 HR이나 L&D 입장에서 보면, 본사에서 보낸 교육 콘텐츠는 준비되어 있지만 딜리버리 할 사람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내용만큼 전달이 중요하니까요. 로컬에서 프로그램 내용이나 자료 등을 다 준비하고 단순히 프로그램을 전달하는 하는 강사만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콘텐츠를 번역하고 로컬의 상황에 맞게 현화하는 작업도 함께 진행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로컬 지사의 외부 파트너의 입장에서 글로벌 리더십 프로그램 현지화에 성공하기 위한 몇 가지 포인트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1. 우선 교육 콘테츠를 충분히 이해해야 합니다. 회사가 프로그램을 개발한 배경과 의도 그리고 구체적엔 목표를 알아야 하합니다. 개발된 프로그램에 그 조직의 핵심 가치나 일하는 방식/원칙 등이 연결된 경우에는 이것들도 충분히 파악해야 합니다. 기업 교육 회사이든 프리랜서이든 유사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운영한 경험과 글로벌 기업의 문화와 상황을 잘 알고 있으면 좋습니다. 결국엔 강의를 잘 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맥락을 보면서 콘텐츠를 이해하고 그것을 현지 상황을 고려해 강의를 진행하는 통찰과 유연함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2. 교육 내용을 번역할 때는 로컬 현장에서 사용하는 언어를 알고 적용해야 합니다. 내부 담당자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한데 외부 교육 회사나 프리랜서에게 프로젝트를 맡겼다고 결과물과 기다려서는 좋은 결과물이 나오기 어렵습니다. 수시로 진행 상황을 체크하고 용어 선택과 사례 발굴 등을 위해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함께 만들어가야 합니다.
3. 강의를 준비하는 과정은 프로그램의 구체적으로 내용을 현지 문화와 상황에 잘 녹이거나 적절히 해석해야 하는 작업(현지 사례를 발굴하는 일 포함)이 핵심입니다. 강사 입장에서는 이 부분이 좀 까다롭습니다. 자칫 이 과정을 소홀히 하면 '글로벌 프로그램은 우리 실정에 맞지 않다.'는 반응이 나올 수 있습니다. '필요하고 좋은 프로그램이긴 하지만 우리나라 상황은 좀 다르다'는 선입견을 가진 참여자도 생각보다 많습니다. 이런 거부감을 극복하고 교육 내용의 현실감을 높이고 학습자의 몰입을 높이기 위해서는 준비 과정에서 시간과 에너지가 요구됩니다. HR/L&D 담당자는 물론이고 교육 대상자와 인터뷰를 하거나 서베이를 통해 관련 자료를 얻는 것도 필요합니다.
4. 강사는 프로젝트의 시작부터 함께 작업해야 합니다. 가능하면 콘텐츠를 번역해서 준비하는 것과 강의를 진행하는 사람이 동일한 것이 좋습니다. 콘텐츠 '준비(번역) 따로 강의 따로'인 경우는 아무리 소통이 잘 되더라도 전체 맥락과 강의 콘텐츠에 대한 이해가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비용과 시간 측면에서 어렵다 하더라도 가능한 강사가 처음부터 관여하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5. 콘텐츠가 준비되면 일단 파일럿 과정을 돌리는 것이 좋습니다. 많은 클래스를 운영해야 하는 경우는 파일럿이 더 필요합니다. 파일럿 참여자들의 솔직한 피드백을 받고 반영하면 다음 클래스는 훨씬 완성도가 올라가니까요. 여건이 안 되면 프로젝트 담당자들과 소수의 대상자들만으로 짧게라도 리허설과 피드백 받기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익숙하지 않은 내용으로 처음 클래스를 진행하는 강사들에게는 더없이 필요한 시간입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교육 후에 follow-up 세션을 준비하는 것이 교육 효과 면에서 도움이 됩니다. 보통은 30~60일 후에 짧은 워크숍을 통해 현업에서 실천하기 어려운 이유나 주변의 반응/변화 등에 대한 사례와 경험을 공유합니다. 학습 내용을 기억나게 하는 효과뿐 아니라 실천에 대한 책임감을 강화일 수 있는 장치입니다.
리더십 교육을 한 번하고 끝나는 이벤트로 생각하면 좀 과한 측면이 있어 보입니다. 그러나 조직의 성과에 미치는 리더십의 영향력을 생각한다면 비용보다는 투자로 생각해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