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앞에서야 삶이 고마워진다

나와 동갑인 환자가 죽음을 맞이했다.

내가 마지막으로 볼 때까지 그는 살아있었고,

물론 외관상 숨쉬기가 불편해 보이긴 했지만,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죽기 직전의 사람처럼 혼수상태에 있거나 하지 않았다.

보호자와 간호사들에게 숨쉬기 불편하다고 이야기할 정도의 이야기가 가능한 사람이었다.


머리는 민머리의 환자였지만,

훤칠하고 잘생겼다.

다음날 그 환자가 사망했다.


매일의 죽음을 맞아하다 보면,

내가 가진 이 건강이 얼마나 소중한지 느끼게 된다.

다른 사람의 아픔을 보고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한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 잔인하게 느껴지지만,


나는...

늘 그렇게 느낀다.

그 환자와 그 보호자들에게는 미안하지만,...

간호사로 일하면서 나에게 생긴 관점은

간호사로 일하기 전에는 항상 내 눈은 항상 높은 곳은 향해 있었다면,

간호사가 된 이후로는 낮은 곳에 시선을 두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우리 집은 왜 가난한 거야?

나는 왜 유복한 환경에서 태어나지 못한 거야?


물론 이런 생각이 다 사라졌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난 살아있음에 감사하게 되고,

건강함에 감사하게 되었다.


하지만, 한편에서 마음이 편하지는 않다.

다른 사람의 아픔을 통해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하는 감정은

때로 너무 잔인하게 느껴진다.


죽음 앞에서야 삶이 고마워진다.

하지만 그 삶의 감사를 누군가의 고통 위에서 느낀다는 건,

나를 순수한 사람으로 느끼지 못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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