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시작될 때쯤 딱 해질 무렵에는 해는 따뜻하고 바람은 차가워서 습도도 딱 맞고 옆에 있는 사람의 향기가 더 진하게 느껴지는 그런 계절. 그냥 그 시기 같은 색깔이 느껴지기도 하고, 그때는 왠지 주변 소리도 더 선명하게 들리기도 한다.
그날따라 뿌린 장미 향수 냄새가 가을바람에 서서히 사라질 듯 말 듯이 밀당을 하며 결국엔 사라지지 않은 채 옆사람에게 전달되어 눈이 마주쳐 가볍게 눈인사하는. 눈은 스마트폰에 고정한 채 지도맵을 켜서 목적지에 가고자 바쁘게 움직이는 우리에게 한 줌의 작은 쉼이 되어주는 그런 계절이다. 가을은 그런 계절인가 보다.
풍성한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던 나무는 드라이를 하다가 바람 때문에 머리카락을 바닥에 떨어트리기도 하고, 빗으로 빗어주다가 머리카락과 헤어지기도 한다. 결국 헤어지는 것에 지쳐 겨울이 오기도 전에 마음에 드는 몇 가닥만 남긴 채 머리카락을 떨어트리며 새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나무는 성장하는 하나의 과정이라 생각할 뿐 울지 않는다. 그렇게 나무는 1년에 한 번씩 새 출발을 준비하고 있고, 오늘도 준비 중에 있다.
변화는 당연히 있을 수 있다는 듯이 대하는 나무의 태도, 우리는 오늘도 나무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 가을은 그런 계절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