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보다 동그라미

by 공주연

똑같은 일들을 매일 반복해도 떨리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겨울만 찾아오면 애매하게 스치는 새벽 5시의 찬 공기가 나를 다시 이불속으로 들어가고 싶게 한다.


아침에 마시는 물만큼 상쾌한 것도 없다. 냉수 먹고 속 차린다는 말이 이럴 때 쓰는 건가 싶기도 하다.


엑스보다 동그라미가 더 좋은 나는, 오늘도 동그라미를 그리려고 발버둥을 쳤다. 그런데 아무래도 엑스가 나를 좋아하나 보다. 매번 조용히 혼자서 삐죽하고 고개를 내민다. 나도 모르게 인상을 찌푸리다가도 ‘저런 친구가 있어야 내일의 내가 더 열심히 하지’라며 스스로를 위로한다.


인생을 살면서 쉬운 것보다 어려운 게 더 많은 걸 느낀다. 읽고 또 읽어도 이해 안 되는 글과 그림들, 하고 또 해도 찾아오는 엑스, 내 사정은 알아주지도 않은 채시간은 시간대로 흘러가는 것 때문에 세상살이가 너무 힘들다. 매일매일이 나 자신과의 싸움이지만 오늘만큼은 집 가는 길에 자주 듣던 노래나 한 곡 들으면서 가야겠다.


하면 또 잘할 거면서. 오늘도 괜히 엄살 한 번 피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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