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은 언제나 가장 먼저 놓아지기 쉬운 것이다. 끝이 정해진 시간 앞에서, 우리는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먼저 마음을 접는다. 기대하지 않으면 덜 아플 거라 믿으면서.
기다림이 길어질수록 가능성은 점점 희미해졌고, 조용히 마음속에서 ‘놓아주기’를 연습하고 있었다. 사랑했기에 더 이상 바라지 않는 척하는 법을 배우면서.
하지만 분명히 신호는 온다. 완전히 끝난 이야기는 아니라는 신호. 아직 선택할 수 있는 내일이 남아 있다는 신호. 나는 이미 희망을 손에서 놓았다고 생각했다. “이제는 각자의 길을 응원해야지”라는 말로 스스로를 설득하고 있었다.
그런데 너희는, 내가 내려놓았던 희망을 다시 조심스럽게 나의 손에 쥐여 주었다. 희망은 한 번에 돌아오지 않는다. 이렇게, 아주 작은 소식으로, 조금씩, 조심스럽게 찾아온다. 희망을 완전히 잃지 않았던 사람에게만 살짝 고개를 내밀듯이.
그래서 고맙다. 기다리는 게 바보 같다고 느껴질 때에도 여전히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걸 보여줘서. 포기와 체념 사이에서 흔들리던 마음을 다시 “기다려도 괜찮을지도 몰라”라고 말하게 해 줘서. 나는 다시 기다려보려고 한다.
결과가 무엇이든, 희망을 끝까지 잃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시간은 충분히 의미 있을 테니까.
조금씩 찾아오는 좋은 신호처럼, 희망도 그렇게 남아 있기를. 그리고 언젠가 이 기다림이 웃으면서 돌아볼 수 있는 기억이 되기를. 나는 아직 기다린다. 너희를 믿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