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존재를 알게 해주는 것들

by 공주연

해가 다 지고 검은색 하늘 위에 달 하나만 보이는 어느 새벽이었다. 횡단보도를 건너기 전, 초록불을 기다리기 위해 잠시 멈춰 있는 동안 내 옆에 있는 가로등에 나의 그림자가 보였다. 가로등은 밤에만 되면 약간은 시들어 있던 나의 존재를 다시 알게 해 준다. 어쩔 때는 키 작은 나를 농구선수로 만들어 주기도 하고, 또 어쩔 때는 내가 하는 행동을 따라 하기도 한다. 그렇게 가로등은 내 안에 있던 사소한 존재들과 오늘도 소통을 하며 조용히 위로를 건넨다.


우리는 24시간 매일매일 내면에 있는 아주 작은 존재도 빛나고 있다. 밤 10시가 넘어서 집에 돌아왔을 때도 방 안에 있는 환한 불빛이 너의 존재를 오늘도 밝혀주고 있다. 어느 곳에서도 너를 응원하고 있다. 길 가다가 힘들고 지칠 때 기대라고 우뚝 서있기도 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네가 가는 길을 어둡지 않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그러니 멈칫해도 괜찮다. 너의 옆에는 너의 존재를 밝혀줄 많은 것들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 네가 하는 모든 것을 믿고 끝까지 해냈으면 한다. 너는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으니까. 잘 해낼 거라고, 잘 해냈을 거라고 나는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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