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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필가 고병균 Dec 02. 2023

[6-1] 임진왜란의 전쟁 무기

수필 임진왜란

임진왜란 당시 일본군은 조총을 들고 쳐들어왔다. 활이나 칼 창과는 달리 조총은 화약을 사용한 무기다. 조선인에게 위력을 가한 무기였다. 조선군도 이에 대응하여 급하게 개발한 무기가 있는데 그것은 변이중의 화차와 이장손의 비격진천뢰이다. 그리고 천자총통이 있다.      


학자들은 장성 사람 변이중(邊以中, 1546년~1611년)을 ‘2,800대 30,000’ 행주대첩의 숨은 공신이라고 말한다. 1593년 당시 행주산성에는 조선군 2,800명과 일본군 3만 병이 대치하고 있었다. 급박한 상황에 놓인 권율 장군에게 화차 40량이 전달되었다. 변이중이 개선한 300량의 화차 중 일부를 보낸 것이다. 


변이중은 무기분석가였다. 그는 자신이 쓴 《총통화전도설(銃筒火箭圖說)》과 《화차도설(火車圖說)》의 내용에 따라 문종화차의 취약점을 보완하여 300량의 화차를 제조하여 경기도 고양 행주산성으로 40량을 보냈다. 육로가 아닌 배편으로 보냈다. 그날이 1593년 2월 12일이다.


화차는 가로 2m, 세로 2m 높이 1.8m 규격인데, 두께 6㎝의 단단한 목재로 사방을 막아 방호벽을 만들었다. 무게 800kg이나 되는 무거운 화차를 이동하기 쉽게 바퀴를 달았다. 차체를 바퀴의 축 바로 위에 올리고, 각 40개의 승자총통을 장착한 총통기를 화차의 앞쪽은 물론 왼쪽과 오른쪽 등 세 방향에 달았다. 공격과 방어의 획기적으로 높인 발명품이다. 

이런 변이중을 임진왜란 당시 국방과학의 선구자라고 학자들은 말한다.     


임진왜란 때 군기사(軍器寺)에 소속된 화포장(火砲匠) 이장손은 ‘비격진천뢰’를 개발한 무기제조기술자이다. 그의 출생과 사망에 관한 정보가 없다. 


비격진천뢰는 지름이 21㎝ 되는 구의 형태의 포탄이다. 위쪽에 화약은 넣는 구멍이 있고, 옆에도 도화선을 연결하는 작은 구멍이 있다. 이 포탄에는 폭발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목곡(木谷)이 있는데, 이것이 그의 발명품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가 만든 비격진천뢰(飛擊震天雷)는 경상좌도 병마사 박진(朴晉)에게 보내져 경주성 탈환 전투에서 사용하였다. 조선 군사 1만여 명이 경주성 아래까지 육박하였으나, 적의 반격으로 안강까지 후퇴하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박진은 비격진천뢰를 이용했다. 야음을 틈타 성 아래까지 침투하여 대완구로 비격진천뢰를 발사하였다. ‘대완구’(大碗口)는 쇠나 돌로 만든 둥근 탄알을 적진 깊숙이 쏘던 큰 화포(火砲)이다. 성안 객사 앞에 떨어진 비격진천뢰가 폭파하여 왜군 30여 명이 현장에서 즉사하였다. 화력이 어마어마했음을 알 수 있다.     

임진왜란 당시 조선 수군에게 빼놓을 수 없는 무기가 있다. 바로 천자총통이다. 


목포 유달산에 전시된 천자총통의 모형을 보았다. 군 복무 당시 다루었던 155mm 곡사포와 맞먹을 정도의 크기였다. 155mm 곡사포는 4.5t 차에 견인하여 끌고 다녔다. 포탄을 장전할 때 ‘하나, 둘, 셋!’ 하며 힘을 모아 포신 안으로 밀어 넣었고, 발사할 때는 길이 1m 정도의 끈을 잡아당겨 뇌관을 터뜨린다. 그러면 폭발음을 내며 포신이 뒤로 물러나면서 포탄이 앞으로 날아간다. 최대 사거리 16,000m에 이른다. 


진주성에서도 야외에 전시된 천자총통, 지자총통, 현자총통 등 크기가 다른 세 종류의 총통을 보았다. 

어떤 자료에서 천자총통의 규격을 총길이 1.3m, 통신 길이 1.16m, 구경 128mm라고 소개하는데, 목포의 그것인지 진주성의 그것인지 애매하다.      


천자총통이 드라마나 영화에 자주 등장한다. 천자총통은 상당히 크고 무겁다. 따라서 육군이 사용하기보다는 수군이 사용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그래서 영화 ‘명량에서도 소개된 듯하다. 


그렇지만 천자총통이 ‘조선의 주력 화포’는 아니라고 한다. 왜 그럴까? 천자총통은 화약을 많이 소모한다. 학자들은 이순신의 장계를 근거로 제시한다. 이순신은 청동을 요구하는 장계에서 지자총통과 현자총통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수량만 적었고, 천자총통에 들어가는 수량은 없었다. 화약을 적게 소모하고 가벼운 무기가 필요했을 것이다.


실제로 천자총통은 청동 합금로 제작했는데, 가격이 비싼 편이다. 포탄도 마찬가지다. 포탄이 크고 무거우면 화약이 많이 소모되고, 멀리 날아갈 수 없다. 포탄도 재료에 따라 여러 거지다. 을 철로 만든 철탄은 딱딱하여 위력은 강하나, 포강을 지나가는 동안 그것을 깎아 망가뜨린다. 반면 납으로 만든 연탄은 포강을 보호되지만, 위력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또 천자총통을 1번 발사하려면 장전하는 과정이 복잡하다. 어떤 자료에서는 11단계를 소개한다. 그것은 적을 상대하는 상황에서 아군에게 불리하다.      


변이중의 화차와 이장손의 비격진천뢰는 임진왜란 당시 일부 전투를 승리로 이끄는 데 크게 기여했다. 그 무기를 제작한 변이중과 이장손 두 분을 국방과학의 선구자라고 말한다. 이들보다 훨씬 이전, 화약연구에 힘썼던 최무선도 포함된다. 


이런 일에 종사는 사람들이 존경받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국방 분야 외에도 각 분야의 전문가가 더 많아지도록 국가의 정책적 배려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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