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

고독은 존재를 증명한다

by 손태영

고독

달빛이 어스름히 눈가에 맺힌다

한 방울씩 냇가에 떨어져

강으로 스며들 때면

눈물은 외로움을 노래하며

아직 꺼지지 않은 불빛 위에

초연히 반짝인다

새벽녘, 귀뚜라미 울음이 번질 즈음

젖은 눈가에 고인 슬픔을

하나둘씩 꺼내고 싶지만

되려 외로움을 노래할까 겁이 난다

매서운 겨울에도

봄날의 미지근한 숨결에도

늘 젖어 있던 눈가

그곳에 담긴

슬픔과

분노와

그리움을

이젠 강물에 흘려보내고 싶지만

흘릴수록

더 차오르는 이 눈물을

어찌 감당하랴

눈이 마르지 않는 것은

외로움만이 아닌 까닭이요

고독의 산물이자

생의 증명이기 때문이다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