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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혜 Dec 07. 2022

 우리에게 오다

가족의 탄생


점심 즈음 만나 식사를 함께 하고 ,  폴 바셋으로 가서 한결같이 기가 막히게 맛있는 짭짤한 아이스 카페라테를 연거푸 들이키던 중이었다.


친구처럼 친하게 지내는 언니가 어쩐지 불편하고 미묘한 얼굴을 하고서 나에게 말했다.

"미안해, 부탁할 사람이 너밖에 없거든."

"글쎄 너무 갑자기라 생각을 해봐야 할거 같아."

"그래도 한 번 더 부탁할게."

쉽지 않은 제안이지만, 단번에 거절할 수 없었다.

언니의 말을 듣고 지나가다 돌을 맞은 것도 아닌데 순간 어안이 벙벙해진다.









자신의 생일선물이라며 강아지 한 마리를 키우기 시작했고 , 자주 함께 우리 집으로 놀러 왔다.

참으로 깜찍한 자태에 마음을 빼앗겨 언니 가족이 여행이라도 가게 될 때면 . 강아지를 정성스레 돌봐  . 강아지는 제 보호자인 마냥 풍성한 꼬리 헬리콥터를 신 돌려가며 좋아해줬다.

그래서인지 말로 사랑스러운 아이였다.


한데 , 그날 언니는 선전포고도 없이 기습적으로 복잡한 사정이 생겼으니 강아지를  대신 키워 달라고 말하고 있었다.

입양 제의를 훅 건네었다는 말이다.








 쉽게 건넨  아니으리라 짐작은 본다.

티브이에서 반려인에게 버림받은 아지들이  눈을 하고 있는 측은한 모습을 볼 때면 ,  울화가 치밀고 뜨거운 눈물이 쏟아는 편.   때문에 니의 부탁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 눈물이 펑펑 날 것 같다.

 이 방법뿐이었을까, 어떻게 이럴 수 있지, 언니 이건 아니 너무 하잖아,

 마나 속이 상하고 실망을 했는지 원망 끝에는 결국 부아가 나 이대로 인연을 영영 끊어 버리고 싶었다.








이야기를 듣고 나서 좀처럼 잠이 오지 않는다.

강아지의 안위가 걱정이 되고 , 옷깃에 기다랗게 달린 실밥처럼 신경이 자꾸만 쓰인다.

언제부터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동물을 좋아는 나는. 어릴 때 동물 훈련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잠깐 했다. 뭐, 훈련사는 되지 않았지만 , 내 인생에 강아지 한 마리 책임질 수 있지 않겠냐 합리화를 하고 있다.

결국 별거 없다. 그냥 보란 듯이 데려다 키우고 싶은 거다.








남편은 몇 가지 알레르기를 가지고 있다. 그중 한 가지가 하필 강아지 털 알레르기이고, 

 그래서인지 모르겠지만 .그는 평소에도 매몰차다 싶 정도로 유독 강아지를 싫어한다.  이유로 우리 집에서 강아지가 함께 사는 모습은 상상조차 해본 적 없었다.

그런데도  심드렁한 척 넌지시 이야기를 꺼 조잘대고 있다.


강아지가 하루 이틀 손님으로 오갔을 때. 아이들과 내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며 근근이 참아주고 있었지만. 이번엔 심각하다.

 조금 당황스러운 얼굴을 하고서 ,

"사정은 딱하지만 우린 키울 수 없어  " 입장을 굳힌다.  찔리지도 않 단호박 같다.

   뜻만 고집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고많은 털 중에 하필이면 강아지 털 알레르기 라니 ,










  염치없고 미안하지만 그런데도 설득시키고 싶다. 인터넷에 검색을 해보고 , 강아지를 키우고 있는 지인에게 공존할 수 있는 방법 캐물어 가 벌게 만큼 찾아 헤맸다. 

모두에게 최선의 선택을 하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의외로 방법이 있긴 했다. 그중에 한 가지는 심지어 심플했다.  수면과 휴식을 위해 오래 머무르는 침실 공간에는 강아지를 분리해서 키우는 것 , 

이러한 활 패턴이 알레르기의 발생 빈도를 줄일 수 있다고 다.

제안을 해볼 수 있는 명분이 한 가지쯤은 생겼으니 ,

다시 남편과 마주 앉아 최대한 상냥하게 이야기를 해볼 참이다.


네이버 이미지 출처



"생각해봤는데  강아지를 키우게 된다면 화도 덜 낼 거 같고 , 그럼 우리 집에 웃을 일이 좀 더 많아질 수 있을까 싶더라."

가슴이 뛸 만큼 기분 좋은 소리였다. 그리고는 뭔가 비장한 듯 거듭 말한다.


"대신 알레르기가 생각보다 심해지면 어쩔 수 없지만 아버지 댁에 보내야 될 거 같아. 알레르기약을 먹어가면서 까지 키울 수는 없을 거야."

 다소 비인도적인 조건이 붙기는 했지만 ,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내 손을 잡아주었다. 

꽤나 곤욕스러웠을 이다.


그래서 내내 고맙다.  다만 이런 마음을 표현하고 있지 않을 뿐, (여러 날이 지나  알레르기 약이 비상 대기 중이라는 놀라운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여름 장마가 지나가고 초목들의 키가 훌쩍 자라 있던 뜨거운 어느 날,

으로 고운 강아지가 우리에게 .

작은 강아지의 눈동자는 반짝반짝 빛이 났다.


 다정한 얼굴로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었다.

아는지 모르는지 빤히 쳐다보며 기댄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 눈이 그렁그렁해진다. 그래서 가만히 안아 주었다.

새로운 이름을 지어 겠다,

털북숭이 친구의 삶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의미를 담아 "행복"이라고 부르겠다 아이 파이팅 있게 이야기한다. 복이 우리 집의 막내가 되, 별안간 다섯 식구되었다.

네발 달린 강아지와 두발 달린 사람들 우린 가족이다.




    개는 한 가지 삶의 목적이 있다.

                 



                      그의 애정을 바치는 일이다.



                                              J .R  에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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