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영혜 Dec 07. 2022

너에게  주고 싶은 한 가지

줄 수 있는 게 이것밖에 없다.

 

 어렸을 때부터 책을 좋아했다.

미화 여사 말을 듣자면 글자를 6세 때부터 읽기 시작했다 하니 , 아마 그쯤부터였겠다.

책을 읽는 것도 좋아했었지만,  이에  절묘하게 섞여있는 잉크 향의 묵직하고 부드러우며 진한 그 냄새 좋았.


살림이  넉넉하지 않던 시절, 미화 시장에 가면 조르고 졸라 어렵사리 책 한 권을 사 왔고,

소중히 아끼는 그 책이  갈라지고 찢어지면 테이프로 도배를 해서 붙여가며 고 또 읽.

친구들 집에 놀러 가면 멋지게 진열돼있던 전집 딱 한 번만 가져보는 것이 꿈이었 때가 있었다.

(책에 대한 갈증이 좋아한다는 집착으로 변한아니었을까)








아이를 낳고 마흔이 된 지금도 책이 좋다.

그리고 사들이는것에 사뭇 집착한다.

 여전히 책장을 넘길 때  책에서 나는 종이와 묵직한 잉크의 냄새가 참으좋기 때문이다.홀린 듯, 책을 펼치면 어느샌가 반사적으로 코를 킁킁 갖다 댄다.

이렇게 책장에 나의 책이 한 권씩 늘어갈 때는 마음이 든든해지기도 하고,


아이들에게이렇게 행복한 책 읽기의 기쁨을 물려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 부모 책을 가까이하고 즐겁게 읽는 모습을 지겨울 정도로 자보여주면 , 아이들은 자연스레 이끌리따라와 줄 거라고 생각한 건 만의 발칙한 착각이었.


엄마 따라 하기를 좋아하는  둘째 아이는 9살이 된 지금 낄낄 거려가며 책을 읽고, 심심할 때면 꺼내어 보는 것이 책이 되었지만,



와 성향이 매우 비슷한 큰아이는 오히려 정반대의 모습을 보란 듯이 드러냈다.

9살 무렵까지도 책 읽는 것을 거부하는 아이에게  당근줘보기도 했으며 , 때로는 채찍을 쥐며 읽혀 보기도 다. 

마다 아이는 책장을 펼치고 구슬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울기 시작,그 눈물  혹시 악어의 눈물이 아녔까,

어느 날은 "그렇게 책이 좋으면 엄마 혼자만 읽으면 되잖아. 나는 너무 진짜 책이 싫어." 너무나도 돌하게 외치기도 했었.


하지만 책 냄새가 주는 묘한 즐거움을 참말로 알게 해주고 다. 그리하여, 큰아이 9세부터 12세가 된 현재까지 매일 밤 9시~10시를 독서 시간로 하겠다는 규칙을 고있다.

물론 이 규칙은  누구의 동의를 구하지 않 성립했다는 전제가 있. 강압적이었지만 숱한 날들을 용케 나고,

어느 매일 정해진 시간에 읽는 습관 형성되었.

(중학교 입학하기 전까지, 제발 함께 해보자  반강제 협박과 회유로 여기까지 왔.그전지 부디 완전한 습관으로 굳어져 버리기를 간절히 바란다)







왜냐하면  물려줄 수 있는 가장 소중하고 귀한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다.

딱히 물려줄 다른 것이 없는 것 때문이기도 하고,

  "너희들과 같은책을 함께 읽으며 이야기하고 싶다."

오늘도 아이들에게 목소리를 가다듬고  나지막이 이야기해본다.

그때마다  아이는 되도록 목청껏 크게 아친다.

 " 딱 6학년까지만 읽을 거야." 그리곤 덧붙인다. "아, 진짜! 제발 빨리 중학생 되고 싶다."

 그래.  맘은 알겠고  괜찮다. 아들아 우리에게는 남은 시간이 생각보다  꽤나 단다,


부드럽고 또는 묵직기도 한 잉크 향을 사하는 사람으로 크길,

쌓여 있는 책들을 지긋이 바라보며,  부자가 된 듯 든든하고 흐뭇해하는 어른으로 자라기를.



매거진의 이전글 댁의 아이는 어떤가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