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영혜 Dec 07. 2022

그들만의 슬기로운 생활

사생활


초등 남자아이 둘면서 치열하게 그리고 매일을 경쟁하듯 자라는 것을 깜짝 놀랄 정도로 고는 한다.

물론 사이  좋을 때 가뭄에 콩 나듯 이따금 있기도 하지만,

여름이 시작되던 즈음  어느 날 오전이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아이들은 조용히 책상에 앉아서 각자의 작업들을 사부작사부작 진행하고 있다.


평화로워 보이지만,


참으로 평화로워 보던 순간도 잠시였나 보다.

큰아이의 불호령 같은 외침이 이윽고 들리기 시작했다.

"나가! 쳐다보지 마 싫어. 내 거 보는 거 싫다고, 내 방에서 나가!"

이때까지는 장난감을 두는 방과 책상과 침대를 두는 방으로 남자아이 둘이 아슬아슬하게 함께 지내고 었다.


방을 분리해달라는 간절한 요청이 있었지만, 즉 못 들은 척했다.

왜냐하면 갓초등학교에 입학한 둘째 아이가 형의 모습을 보며 자연스럽게 학교생활에 적응할 수 있기를 그머니 바랐던 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름날 아침부터 마침 일이 시작된 거다.

형의 정 없이 까칠한 태도에 동생 또한 진심으로 불합리함을 드러내고 있었다.

참으로 화가 나 보다.






가만있자 ,  결정을 내렸다. 

'그래.  나란히 앉아 티격태격 싸우는 것도 정말이지 지친다. 방을 바꿔 버리자, '


말은 쉬었다.

 그러나 그것을 실행으로 옮기는 데에는 무척 힘이 든다.

 갑자기 너무나 피로해진다.

괜히 시작을 했나 , 후회를 잠시 하기도 했지만 진즉에 늦은 거 같다.

고개를 번쩍 들어 뒤돌아 보니  아찔다 싶을 정도로 방은 이미 초토화돼있다.


남편과 나는 힘을 합쳐 무사히 아이들의 소원대로 야무지게  각자의 방을 꾸려 주었다.

그럴싸했나 보다.

 그제야 입꼬리를 올려 씨-익 미소를 지어 보이며 흡족해한다.


이로써 둘의 마찰이 말끔하게 없어지지는 않았지만,

각자의 방에서 은밀하고 때로는 절묘하게 사생활을 즐기며 행복해하고 있다.

그들의 여유 치는 사생활을 살짝 엿본다.

낄낄거리는 독백을 하며 혼자 레고로 역할극을 하고 있기도 했고,

좋아하는 흔한 남매 책을 흐뭇한 표정으로 읽어 내려가기도 했다.

페인트 마커로 그럴싸하게  애장품 도색을 하는 작업을 즐기기도 하며,

48색 컬러링 펜을 쫘악 펼쳐놓고 색칠 작업 또한 여유 있게 완성해낸다, 





각자가 좋아하는 일들을

서로에게 정말이지 방해받고 싶지 않았던가 보다.

한 인격체로 아이들의 세계를 대해야 했다.

사랑을 원하면 먼저 사랑을 해야 하고

인정을 원하면 먼저 인정을 줘야 하며,

 존경을 원하면 먼저 존경을 해야 하는 단순한 원리가 있었던 것이었다.

 아이들에게존중받고 싶은 그들만의 깜찍한 사생활이 있었다.

   때때로 존중받고 싶은  있는 것처럼 ,

매거진의 이전글 너에게 주고 싶은 한 가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