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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혜 Dec 09. 2022

가을밤에 든 생각

전쟁터 중심에서


햇살이 따뜻한 오후였다.

 랫배가 묵직하게 아파와 화장실에 앉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오후의 적막을 깨  시끄럽게 까지 느껴지는 초인종 소리와 경비아저씨의 외침이 들리기 시작했다.


 서둘러 나가 보았다.

 "애기, 엄마, 뭐 하고 계세요.  인터폰도 안 받으시고 , 놀이터에 난리가 났어요."

여섯 살 큰아이에게 었다.

"엄마 화장실에 있는 동안 혹시 무슨 일 있었니?"

아이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우리를 번갈아 쳐다본다.

"놀이터에 장난감이 떨어지고 있데요." 

아저씨는 간을 찌푸려 화가 난 얼굴을 하고 말씀하신다. 


그제야 아이는 베란다의 난간 틈 사이로 장난감 자동차를 떨어뜨렸다고 이야기다.

머리털이 곤두서며 , 순간 뇌의 근육에 힘이 풀리는 것 같았지만, 정신을 가다듬고 거의 울다시피 한 떨리는 목소리로 가느다랗게 여쭈어 보았다.



"다친 분이 계시나요?"

 피해를 입으신 분들은 없다고 대답을 해주셨다.

"죄송합니다. 아이  교육을 잘 시킬게요. 너무 죄송합니다. " 곧장 놀이터 발걸음을 옮겼다.

웅성웅성 대는 사람들이 보였고, 그분들 가까  다가서 연신 사과를  했다.  


피해를 입으신 분들이 계신다 연락을 부탁드리겠다는 이야기를 남긴 후, 장난감을 주워 담으러 갔다.

 큰 나무가 많고 잔디와 온갖 풀들이 무성한 화단 위로

들고  바구니 찰 정도의 장난감들이  뒹굴고 있었다.

아마 쯤에 이성을 끈을 듯하다. 

 아이 손을 거칠게 이끌어 놀이터에서 도망을 치듯 집으로 들어서 , 훈육이라는 허울 좋은 핑계로 심한 매질을 하며 , 아이에게 왜 그랬냐고 물어보았다.


당시 아이는 안전교육 관련 만화 즐겨보았는데 ,

 "창밖으로 물건을 던지면 안 돼요 "

" 불이 나면 창밖으로 인형이나 휴지 등을 던져서 집안에 아이가 있다는 것을 알려야 돼요"를 보고 난 후 실험을 해보았다고 이야기한다.




체벌이 아이를 바른 사람으로 만든다는 과학적 근거는 찾기 힘들고 아이를 망친다는 연구 결과는 많았다.

그날 체벌했던 것을 후회한다.

그때의 기억이 지워지지 않고 미안한 마음도 씻기지 않는다.

어쩌면 평생 기억하게 되겠지,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고, 꼬맹이를  때리고 야단친 것이 제일 미안하다.

그 일이 아이의 삶에 독화살이 되어 상처로  남지 않기를 바랄 뿐 


지금도 여전히 쉽지 않기는 마찬 가지이지만,

사랑 주는 방법을 몰랐던 나는 온전히 사랑하면서 어리석지 않은 엄마가 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연습하며 살아간다.

까칠하고 예민한 아이와, 생각 많고 예민한 엄마 함께 그럭저럭  살아가기 위해 ,  느리지만 함께 성장해나가고 있다.

진짜 행복을 위해 오늘도 사랑 주는 방법을 찾아본다.

아이는 무럭무럭 자라 12살이 되었고,  전쟁 같은 육아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아무튼 평화는 올 것이다.

전우들이여 모두 힘을 내시라!




(사진 이미지 출처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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