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산문 에세이 ― 틈1

by 은서의 숨겨진 책

완벽하다고 믿었던 순간은 늘 작은 틈에서 무너진다.

그 틈은 거대한 폭풍처럼 오지 않는다. 균열은 언제나 아주 사소한 순간에 모습을 드러낸다.

낯선 사람의 눈빛, 불현듯 스쳐간 바람, 어쩌다 들은 말 한마디.

사람의 마음은 의외로 단단하지 않아서, 그 작은 흔들림이 오래도록 귓가에 남는다.

나는 그 미세한 떨림들을 오래 바라본다.

사람들은 흔히 눈에 띄는 사건을 기억하지만, 사실 우리의 삶을 바꾸는 것은 보이지 않는 균열이다.

겉으로는 멀쩡히 웃고 있는 얼굴 속에서, 이미 균열은 조용히 번져가고 있다.

그런 얼굴을 볼 때마다 나는 문득, 인간이란 얼마나 부드럽고 연약한 존재인가를 생각한다.

우리는 스스로를 강하다고 믿고 싶어 한다.

그러나 사랑 앞에서, 상실 앞에서, 외로움 앞에서 누구도 강하지 않다.

작은 말 한마디에 무너지고, 사소한 무관심에 흔들린다.

그러면서도 다시 애써 웃으며 살아간다.

나는 그 애씀 속에서야 비로소 인간다운 빛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삶은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으로 우리를 조인다.

SNS 속의 웃음, 성공이라는 이름의 껍데기, 빛나는 일상이라는 환상.

그러나 그 표면은 유리처럼 매끄럽지만 동시에 유리처럼 쉽게 금이 간다.

나는 글을 쓰면서, 바로 그 금이 가는 순간을 기록하고 싶다.

그 순간은 아프지만, 동시에 새로운 빛을 흘려보내는 틈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균열을 품고 있다.

그 균열은 숨기고 싶은 상처일 수도 있고, 잊고 싶었던 기억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을 부끄럽게만 여기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일부로 껴안을 때 비로소 우리는 온전해진다.

나는 글쓰기를 통해 나의 균열을 드러내고, 타인의 균열을 이해하며, 그것을 언어로 이어가고 싶다.

글은 완벽을 증명하는 도구가 아니다.

오히려 불완전함을 드러내고, 그 속에서 서로의 진실을 마주하게 하는 통로다.

나는 글을 통해 “우리는 모두 금이 가 있다”는 사실을 고백하려 한다.

그리고 그 고백이 누군가의 마음에 닿아, 조금 덜 외롭다고 느끼게 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삶의 표면은 언제나 반짝이려 한다.

그러나 나는 그 표면이 아니라, 그 속에서 번져가는 균열에 귀를 기울이겠다.

그 틈새에서 들려오는 작은 울음과 떨림을 글로 옮기며, 인간이라는 존재의 진실을 붙잡겠다.

― 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