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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군가의 일기장 Nov 15. 2021

어른,아이

그림일기

그림 제목: 아이,생명,호기심


 엄마를 생각하면 왜 솜털이 생각날까요.

목화솜의 꽃말도 부모님의 은혜이듯이, 엄마의 품을 표현하려니 솜털같이 귀여운 생명체들이 떠올라 그리게 되었습니다.


 저희 집에 그림과 똑같이 생긴 1살짜리 강아지가 있는데요. 무슨 생각을 하는 지 저를 한참을 바라보다가 제 곁에 와서는 얼굴을 푹 박고 잠에 듭니다. 그렇게 잠 든 아이를 쓰다듬고 있다보면 제 어릴 적이 생각이 납니다.

 아이였던 제가 엄마 품에 안겨 잠들 때, 세상의 모든 것들은 머리 속에서 사라졌습니다.

아침에 만났던 무서운 선생님, 커다란 트럭, 덧셈뺄셈숙제를 해야하는 스트레스같은 것들.

그런 것들은 사라지고 포근함과 나른한 감정만 남아 안겨있었죠.


 그러나 어느 순간 어른이 된 우리는 불면증에 늘 잠 못이루는 밤을 지세고 있습니다.

심한 사람은 약에 의존하기도 하고, 애정결핍으로 혼자있길 불안해하는 사람도 있죠

이제는 엄마 품에서 자기엔 너무 몸이 커버려서 일까요? 다들 안길 품을 잃어버린 듯한 모습입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엄마와 아빠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이제는 몸이 커서 안기지 못하는 게 아니라 완전히 그 품이 사라진다는 것은 어떤 마음이었일까.

말은 하지 않으시지만 아이의 모습으로 어버이를 그리워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세상은 이렇게 연약한 존재들이 모여 강한 어른으로 살아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도 언젠가는 누군가의 품이 되어 아이를 위해 어른 행세를 하며,

소중하고 연약한 사람이 포근하게 잘 수 있도록 밤 세우는 하루를 보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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