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가만히 있어도 눈물이 흐르는 날
오늘이 딱 그런 날이다.
인스타그램에서, 유튜브에서 아이 키우면서 투닥투닥 복작거리며 사는 부부의 모습을 볼 때,
어떤 날은 아무렇지 않다가도
오늘 같은 날이면 눈물이 쏟아진다.
나도 그냥 그렇게 평범하게 살고 싶었다.
남들 하는 거 하고 살고, 남들 못하는 건 못하고 사는
그런 보통의 삶을 살고 싶었다.
가끔 힘들고 버겁지만 그래도 그 속에서 행복을 느끼는 육아를 하며, 내 인생의 동반자와 함께 서로 응원하기도 싸우기도 화해하기도 하면서 그렇게 삶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싶었다.
너무 많은 것을 바랐던 걸까
나한테는 그런 평범함은 허락되지 않는 것일까
걔는 날 왜 배신한 걸까
언제부터 날 속였나
죄책감을 느끼긴 할까
나한테 미안하긴 할까
온갖 생각이 휘몰아친다
그래도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언제나 그랬듯
감정은 사라지고 결과는 남으니까
눈물이 차올라서 시야가 흐려지는 와중에
볼펜을 들고
책을 펼치고
한 글자 한 글자 꾸역꾸역 읽는다
밤이라서 다행이다
이제 곧 오늘 하루가 끝나서 다행이다
내일의 나는 오늘보다는 더 단단해져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