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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에 실린 편지 Jun 11. 2024

아치울 문화관을 다녀와서

아천경로당에서 박완서 작가님을 생각하다

 오늘은 아침부터 햇살이 더운날임을 짐작케 한다.

한주의 시작이라 나도 모르게 에너지가 넘친다

 보이스피싱 책 몇 권을 선물로 드리려고 내비에 몸을 맡겨 달려간다.


최근에 경로당을 다니면서 스마트폰활용강사와 보이스피싱 강사를 하고 있다.

여러 경로당을 다니다 보니 돌아오는 길에는  나름대로 나의 미래상을 그려보게 된다.

오늘은 내가 살고 있는 경기도 지역에서 제일 먼 곳으로 그러니까 서울방향으로 구리시 아천동으로 

가게 되었다.

내비대로 가다 보니 점점 자연과 맞닿은 곳으로 가게 되었다.

알고 보니 예전에 살아보고 싶었던 지역으로 다녀갔던 곳이었다. 

두리번 거리다 그때와 많이 변한 모습이었다. 

중간에 골목 공사차가 있었지만 올라가니 전원주택이 많이 보였다.

내가 가는 곳은 아치경로당인데 아치울회관 내에 있었다.


현판의 글을 보고 들어갔다

박완서 작가님의 책기증이라는 글이 여기저기 보였다.


테이블 위에는 오늘의 스마트수업이라고 예쁘게 

준비를 다 해놓으신 흔적과 사람은 아무도 안 보였다. 


현장에 맞는 준비를 하느라 항상 조금 일찍 가는 습관이 있었다.  

열어놓은 창으로 바람이 솔솔 불어오고 주위는 밤꽃들이 즐비한 초록이 눈에 들어왔다.

바로 앞집에는 노란 벽으로 칠한 주택이 보여 인상적이었다.

주택양식도 모두가 달라 보였다.

혹시나 하는 생각은 하였지만 수업은 시작되었다.


즐거운 수업은 자상한 어르신들의 관심으로 귀 기울여 주시고 교감을 나누었다. 

첫날이지만 이해심과 배려심에 라포가 형성되어 모두가 언니 같다는 생각을 하였다.  

경로당회장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앞집이 박완서 작가님의 댁이라고 하여 역시 그랬구나! 하면서 

다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자리잡았다.


회장님과 생전의 박완서 작가님의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들어올 때 인상 깊게 보았던 현판도 박완서 작가님이 손수 지어주신 글이라 한다.

박완서 작가님의 릴레이 낭독을 하였던 나로서는

아천경로당의 인연이 남달랐다.


회장님은 20년 전에 이사 와서 생전의 작가님과의 나눈 이야기들을 생생히 기억하신다.

평소에 젊은이라고 부르시며 마을추진위원을 권유하셨고 마을에 젊은이들이 유입될 아이디어를 항상 생각하셨던 이야기를 회고하셨다. 그당시에도 마을 발전을 생각하신 덕 높으신 작가님을 알 수 있었다.


지금은 마을추진위원장을 하시면서 경로당회장직을 겸직하신다.

주황색의 대문으로 아차산과 연결된 로맨틱한 정원을 보니 여자들의 로망이 생각났다. 

회장님의 손수 가꾸시는 정원과 활동중에도 어르신들의 편리함을 가장 먼저 생각하시는 회장님이었다.

특히 대기업에서 건축을 담당하셨던 사회적 경험을 토대로 경로당운영을 누구보다 앞장서서 활동하신다.

신속한 sns활동으로 남다른 운영은 어르신들에겐 자랑과 자부심으로 항상 미소짓게 만드셨다.




아치울 문화관은 당구, 헬스, 탁구, 공부방 등으로 운영된다.

물론 스마트폰을 끝낸 어르신들이 다음시간으로 운동을 하고 계셨다.


아치울마을은 서울과 가깝고 힐링의 장소이기도 하지만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고 한다. 

서울에서 가깝고 자연과 맞닿은 곳 아치울~

최근엔 젊은이들이 많이 들어온 덕분에 요즘은 노란 스쿨버스 보인다고 즐거워하신다.


경로당이라 하면 나이 드신 어르신들의 쉼터라는 인상이 많다.

막상 여러 군데를 다녀보니 현존의 경로당은 많이 달랐다.

평균연령이 높아도 젊어 보이시고 재능기부 등 지원처가 많다 보니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실감 난다. 


나도 미래의 가야 할 곳인데 희망이 보인다.

최근 젊은 경로당회장님의 야심 찬 희망을 보여주시는데 나도 모르게 힘이 났다.

바깥으로 다녀도 경로당은 절대 안 간다는 퇴직자분들의 고정관념적인 마음이 변하면 좋겠다.

경로당이라는 언어가 조금은 어색하지만 앞으로는 좀 더 친근한 경로당으로 인식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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