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이 풀린 날

꿈이 이루어지다

by 바람에 실린 편지

행사를 치르고 다리가 풀린다는 말이 이런 일일까?

북콘서트가 끝난 후 행사를 마친 후의 나른함이 이런 느낌일까? 북콘서트를 마치고 나니 몸은 비로소 무거움을 실감한다. 무대 위에서의 긴장은 끝났지만, 그 잔재는 온몸을 감싸며 나를 소진시킨다. 걸어도 걸어도 내가 생각한 만큼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듯한 느낌. 아, 다리가 풀린다는 말이 이런 걸까? 힘없이 끌려가는 듯한 다리를 느끼며 묘한 기분에 잠긴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그날이 오기까지 숨 가빴던 시간들. 그 긴장이 풀리니 이제야 온몸의 피로가 밀려온다. 밥을 먹고 나면 어김없이 졸음이 찾아오고, 눈꺼풀이 무겁게 내려앉는다. 잠시 눈을 붙이면 바로 꿈속으로 빠져드는 나를 보며 스스로 웃게 된다. 아, 참 우스운 일이다.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쏟아지는 긴장과 흥분에 휩싸여 있던 내가 이렇게 깊은 잠에 빠지다니.

북콘서트는 그야말로 꿈같은 시간이었다. 평생 간직해 온 버킷리스트를 이루고 와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한 이야기를 무대에서 나누고, 누군가가 내 글에 감동받아 관심 가져주는 전화를 받을 때가 좋았다. 여러 장소에 비치하면 좋겠다고 ~ "이 순간을 위해 나는 글을 써왔구나"라고 생각했다. 비록 무대 위에서는 떨리는 목소리와 땀방울로 나를 감췄지만, 사람들의 환한 미소 속에서 진심 어린 응원을 마주했다.

이런 일이 나에게도 가능하다니. 생각해 보면 과분한 감사함이다. 내가 이루고자 했던 작은 꿈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다니. 그 순간만큼은 마치 내가 꿈을 꾸고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북콘서트를 마친 지금, 나는 한 가지를 배웠다. 큰 긴장이 끝난 뒤 찾아오는 이 느슨한 나른함조차도 축복일 수 있다는 것을. 그 나른함 속에서 스스로를 돌아보며, 지나온 여정을 되새기고, 앞으로의 길을 그릴 수 있으니까. 내가 이루어낸 순간이 단지 운이나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믿으면서 말이다.

잠이 몰려오는 오후, 나는 그 고요함 속에서 나만의 이야기를 다시금 꺼내본다. 무대를 준비하며 쏟았던 노력과, 긴장 속에서도 나를 지탱해 준 나의 열정을. 그리고 그 모든 과정 끝에 마주한 감사함을.

지금은 단지 감사의 마음을 느끼며 이 나른함에 몸을 맡길 때다. 이런 소소한 일상이 바로 내가 꿈꿨던 삶이라는 것을 잊지 않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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