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야 할 말의 무게

by 이제은




해야 할 말을 하고 나면

마음이 바늘처럼

가벼워질 줄 알았는데

말을 하고 나니

통쾌지도

시원지도 않다



오히려 답답하고

갑갑하다.

무거운 추 하나가

가슴에 얹힌 듯.

분명 해야 할 말을

했을 뿐인데...



그 말들은

내 목구멍을 타고 입 밖으로

내뱉어지는 동시에

무거운 상대방의 눈빛 통해

다시 내 가슴

박힌다, 파묻힌다



목에 무언가 걸린 듯

숨이 잘 쉬어지지 않는다.

체한 듯 가슴도

답답하고 갑갑하다.

이것은...

괴로움일까



내가 내뱉은 말에 대한 책임

누구를 위한다고 한 말들이

내게 돌아와 묻는다

정말 그래서 그렇게 말한 거니?

더 나는 방법은 없었니?

콕콕 쑤신다, 뾰족한 끝으로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더 많은 것을 알게 된다는

즐거움과 기쁨도 있지만

그 앎에는 책임과 무게도

함께 따라온다



나의 말 한마디가

상대방에게 혹여 상처를 줄까

조심스러워진다

두 번 세 번 생각하게 된다

해야 할 말이라도

다시 한번 생각게 된다



네가 나라면

어떻게 말할까

내가 너라면

어떻게 느낄까

너를 진심으로 생각하는

내 마음 어떻게 전달할까



나이가 들수록

말수가 적어지는 것은

말을 아끼려는 노력.

내 말에 대한 책임을

온전히 지는 노력.

그것이 진정 앎의 길이겠지



나는 오늘도 체한 마음을

딴다, 반성의 바늘로

쓰다듬는다, 배움의 손길로

그리고 다짐한다,

내일은 너의 음도

돌보아주겠다고



그리고 우리의 관계도

잘 꿰매어 주겠다고.

너와 나는 울고 웃는다

바늘 하나로.

그리고 이어진다.

무지개 실타래로.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선원이 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