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야 할 말을 하고 나면
마음이 바늘처럼
가벼워질 줄 알았는데
말을 하고 나니
통쾌하지도
시원하지도 않다
오히려 답답하고
갑갑하다.
무거운 추 하나가
가슴에 얹힌 듯.
분명 해야 할 말을
했을 뿐인데...
그 말들은
내 목구멍을 타고 입 밖으로
내뱉어지는 동시에
무거운 상대방의 눈빛을 통해
다시 내 가슴속에
박힌다, 파묻힌다
목에 무언가 걸린 듯
숨이 잘 쉬어지지 않는다.
체한 듯 가슴도
답답하고 갑갑하다.
이것은...
괴로움일까
내가 내뱉은 말에 대한 책임
누구를 위한다고 한 말들이
내게 돌아와 묻는다
정말 그래서 그렇게 말한 거니?
더 나는 방법은 없었니?
콕콕 쑤신다, 뾰족한 끝으로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더 많은 것을 알게 된다는
즐거움과 기쁨도 있지만
그 앎에는 책임과 무게도
함께 따라온다
나의 말 한마디가
상대방에게 혹여 상처를 줄까
조심스러워진다
두 번 세 번 생각하게 된다
해야 할 말이라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네가 나라면
어떻게 말할까
내가 너라면
어떻게 느낄까
너를 진심으로 생각하는
내 마음을 어떻게 전달할까
나이가 들수록
말수가 적어지는 것은
말을 아끼려는 노력.
내 말에 대한 책임을
온전히 지는 노력.
그것이 진정 앎의 길이겠지
나는 오늘도 체한 마음을
딴다, 반성의 바늘로
쓰다듬는다, 배움의 손길로
그리고 다짐한다,
내일은 너의 마음도
돌보아주겠다고
그리고 우리의 관계도
잘 꿰매어 주겠다고.
너와 나는 울고 웃는다
바늘 하나로.
그리고 이어진다.
무지개 실타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