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말을 멈추는 것이 마치 자신의나이에 비해 더성숙해 보이려는 듯 느껴졌다. 그녀는 이제 침대나 의자의 모서리에걸터앉아 있을지도 몰랐다. 눈을 꼭 감은채, 머릿속에 말들이 나타나기를 기다리면서.
그녀는 신중하게 말들을 고르는 듯했다. 마치 그 말들과 자신 사이에 거리를 두듯이.
나는 한걸음 뒤로 물러선 다음 눈을 천천히 감았다.
어둠 속에서 나는 그녀의 목소리로 만들어진 그녀의 모습을 상상해보았다.
어린 10대 소녀
낯선 것도 많고, 모르는 것도 많으며, 아직 세상과 스스로에게 정의되지 않은 그녀는
손에 든 작은 퍼즐 조각 하나로 눈앞의 거대한 퍼즐을 완성시킬 수 있다는 희망을가지고 있다.
나는 그녀에게 다가가 속삭였다.
"잠깐, 한 발짝 뒤로 물러서서 바라봐봐.
이 퍼즐은 계속 자라고 있어, 마치 우리들처럼.
점점 더 정교해지고 있지, 마치 우리들처럼.
얼마나 섬세하고 아름다워지고 있는지 보렴.
그리고 깊게 심호흡을 한번 하고 기억해볼래?
영원의 시간이 걸려서 찾은 너의 첫 퍼즐 조각들을.
그리고 그 조각들 하나하나를 끼워 맞추어 넣었을 때의 그 느낌을!"
나는 눈을 뜨고 밖을 바라보았다.
넓고 푸른 하늘과작은 지붕들,
그리고 녹색 나무들이 큰 퍼즐의 일부들처럼 하늘 아래 펼쳐져 있었다.
나는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그리고 느꼈다.
내 작은 머릿속을 꽉 메웠던 수많은 지혜로운 말들이 나의 숨결들을 타고 내 머리 밖으로 흘러나가는 것을.
낯선 것도 많고, 모르는 것도 많으며, 아직 세상과 스스로에게 정의되지 않은 그 아이에게
나는 기억하라 말해주고 싶다.
그녀가 갖게 될 그녀만의 퍼즐에 관하여.
때론 뒤로 한걸음 물러서서 시간을 갖고 퍼즐을 천천히 살펴보아야 함을.
그리고 퍼즐 조각들을 그녀의 길잡이로 삼아
퍼즐을 맞추어가는 과정의 즐거움과 두근거림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우리의 대화가 끝을 맺은 뒤, 나는 곰곰이 생각했다.어떻게 하다가 우리의 대화가 내 예상과는 다르게흘러간 것인지.
허나 이 예상치 못한 대화는 잠들어있었던 나의 퍼즐 안에새로운 조각들을 만들어내었다.
오랜만에 느껴지는 이 낯설면서도 흥분되는 기분.
어떤 것도 낡거나 완성된 것은 없다.
언제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한 발짝 뒤로 물러서서
천천히 퍼즐을 살펴볼 수 있는
시간과 여유가 아닐까?
대학 진학을 앞둔 지인의 딸에게 상담을 해주던 동생 J를 보고 쓴 글입니다. 이번 글도 '초록 거북이의 삶'과 마찬가지로 영어로 먼저 써두었던 글을 한글로 번역했습니다. 번역의 즐거움과 동시에 고뇌를 넘나들고 나니 새삼스럽게 수많은 번역가님들의 노고에 감사를 드립니다. 덕분에 훌륭한 외국 작품들을 아름다운 한글로 읽을 수 있음에 크나큰 기쁨과 감동을 느낍니다. 단어 하나하나, 문장 하나하나에 들어간 시간과 노력을 기억하겠습니다.
영문 버전:
Her Puzzle
I pick up the phone and hear her voice
that is calm but shivering like a shadow.
She may be walking around somewhere in her home,
with one hand wrapped around her elbow.
Frequently pausing, as if pretending to be mature.
She may be sitting on the edge of her bed or a chair.
Firmly closing her eyes, waiting for the words to appear inside her head
cautious choices, as if distancing herself from those words
I take a step back and gently close my eyes.
Amidst the darkness I see her, shaped with her voice.
A young teenager,
unfamiliar, unaware, and undefined to the world, to herself,
holding a tiny piece in hand,
wishfully thinking of completing the gigantic puzzle.
But wait, let's take a step back, and take a look.
This puzzle is growing in size, just like us.
Its becoming more sophisticated, just like us.
Look how delicate and beautiful it is becoming.
And take a deep breathe and try to remember
those very first few pieces that took forever time,
and how it felt to finally fit them in.
I open my eyes and look outside toward the broad blue sky,
the small roofs, and green trees spread out below,
like parts of a big puzzle.
I take a deep breathe, and feel
all the wise words that packed my small head flowing out,
released with my breathe.
To this young teenager,
unfamiliar, unaware, and undefined,
I want to tell her about the puzzle,
her own puzzle that she is going to own,
to remember to step back and take time to look at it,
use the puzzle pieces as her guide,
and remember to appreciate and enjoy the process.
After our conversation has ended, I ponder in silence,
wondering how it came to be, different from my expect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