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잎클로버 같은 행운아

by 이제은


나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은

참으로 큰 행운이다


나는

행운아

네잎클로버 같은

행운아


어릴 적 같이 저녁 준비를 할 때

할머니는 말씀하시곤 하셨다

"너는 행운아란다

몸도 건강하고

머리도 건강하고

그럼 행운아지"


그때는 무심코 흘려들은 말이

몇 년이 지난 오늘 문득 기억이 났다

지금껏 내게 주어진 많은 것들을 당연하게 여기고

내게 주어지지 않은 것들에 지나치게 마음을 쏟았다.


내 작은 손바닥 위에

네잎클로버가 놓여 있어도

그 존재를 알아채지 못하고

돌풍에 날아가버리게끔 놔두진 않았었는지.


내가 실수를 하고 나서 우울해할 때

할머니는 말씀하시곤 하셨다

"다치지만 않으면 된 거야.

원래 다들 시행착오를 겪는 거야

괜찮단다."


오늘따라 더 선명히 기억나는

할머니의 단단하면서도 부드러운 목소리와

따뜻한 눈빛과 푸근한 손길


시간이 흘러 나는 어엿한 어른이 되었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할머니의 말씀들을 떠올리면

어린아이가 되어버린다

누군가 내 이야기를 들어주길 간절히 바라는.

누군가 내 등을 쓰다듬어 주길 간절히 바라는.


지친 하루 끝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엄청난 것들이 아니라

작고 따뜻하고 정겨운 것들이 아닐까?


나는 작은 손바닥 위에

살포시 놓여있는 네잎클로버를

두 손으로 소중히 감싸 안아

가슴에 대고 이야기한다


다치지 않았으면 그것으로 충분하고

원래 모든 일에는 시행착오를 겪는 것이라고.

그러니 괜찮다고.

우리는 모두 행운아들임을 매 순간 기억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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