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명상: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
떠오르는 생각을 거르지 못하고 다 받아들일 때, 우리는 지극히 연약한 존재가 되어 수시로 상처받습니다. 인생의 어떤 영역에서든 마찬가지입니다. 제 상처에 신경 쓰느라 지혜로운 선택도 내리지 못하게 됩니다. 자기 생각을 모두 믿어버린다면 우리 삶에서 가장 암울한 순간에 바닥이 없는 심연으로 빠져들게 되지요. 말 그대로 스스로를 죽음으로 몰아넣을 수 있습니다.
떠오르는 생각을 다 믿는 삶에서 존엄은 어디에 있을까요? 자유는 또 어디에 있을까요? 우리가 어떤 생각을 할 때 그 생각은 대부분 의도치 않게 생깁니다. 그런데 우리는 망망대해에 홀로 떠 있는 섬이 아닙니다. 우리는 그간에 길러진 방식, 그동안 경험한 것들, 이 세상에 태어날 때 타고난 것들, 우리가 속한 문화와 환경 그리고 인생 여정에서 마주치는 메시지들의 영향을 받아 형성됩니다. 생각 또한 그 산물일 뿐입니다.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중에서
과거의 어떤 기억 하나가 떠오르면 그 기억을 시작으로 연관된 기억들이 줄줄이 떠오른다. 멈출 새도 없이 순식간에 파바밧 떠오르는 생각들은 어느새 머릿속을 점령한다.
이상하게도 좋은 기억들 보다는 안 좋은 기억들이 더 강하고 빠르게 떠오른다. 부끄러웠던 일, 속상했던 일, 혹 괴로웠던 일. 몇 년이 흘러도 흐릿해지지 않고 선명하게 떠오르는 기억들과 그 기억들만큼 생생한 감정들. 이런 습관적으로 떠오르는 생각들이 바로 책의 저자 나티코가 말한 ‘과거의 목줄’이 아닐까?
우리는 누구나 생각을 내려놓을 능력이 있습니다. 관심을 어디로 돌릴지 또 우리에게 해를 끼치는 일에 얼마 동안 관심을 기울일지 선택할 능력도 있지요. 여러분에게도 당연히 그런 능력이 있습니다. 다만 약간의 연습이 필요할 뿐입니다. 그 잠재된 능력을 무시하거나 아예 잃어버린다면, 우리 삶은 여태까지 몸에 깊이 밴 행동과 관점에 좌우됩니다. 모든 결정을 습관적으로 내리게 되지요. 이를테면 과거에 목줄이 묶여 끌려다니는 것이나 마찬가지이지요. 결국 우리는 같은 트랙을 계속해서 돌고 또 돌게 됩니다. 그런 삶은 자유롭지 않습니다. 그 안에는 존엄도 품위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목줄을 끊어내기가 쉬울까요?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최선을 다할 만한 가치가 있을까요?
물론이지요.
-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중에서
만약 생각이 에너지이고 어떤 에너지를 만들어낼 것인지 내가 선택할 수 있다면 어떨까? 그렇다면 나는 과연 나에게 도움이 되는 힐링 에너지를 만들어 낼 것인가 아니면 나에게 해가 되는 네거티브 에너지를 만들어 낼 것인가?
선택은 우리의 몫이다.
그리고 그 선택에 최선을 다 할지 안 할지 또한 온전한 우리의 몫이다.
우리는 생각을 선택하지 못합니다. 그 생각이 어떤 양상을 취할지도 통제하지 못하지요. 다만 어떤 생각은 더 오래 품으며 고취할 수 있고, 어떤 생각에는 최대한 작은 공간만을 내줄 수도 있습니다. 마음속에 불쑥 떠오르는 생각을 막을 방법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 생각을 믿을지 말지는 선택할 수 있습니다. -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중에서
혹시라도 네거티브한 생각과 기억, 그리고 감정이 불쑥 떠올라 마음이 심란할 때면 잠시 눈을 감고 떠올려보도록 하자. 아무도 없는 에메랄드 빛의 푸른 바다와 머리 위로 끝없이 펼쳐진 눈부신 하늘. 볼을 장난스럽게 스치고 지나가는 바다 바람과 기분 좋은 물의 감촉. 그리고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저 멀리 떠오르는 붉은 태양.
그리고 다시 천천히 눈을 뜨면 마법같이 모든 것이 한결 나아졌음을 느낄 수 있다. 짧은 순간 동안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지만 모든 것이 변했다. 바로 내가 어떤 생각을 믿을지 선택했기 때문이다.
오늘 나는 선택했다. 쉼 없이 밀려오는 파도에 잠시 흔들릴지라도 다시금 무게 중심을 잘 잡고 나아가기로. 계속해서 앞으로, 저 따뜻하고 멋진 빛을 향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