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제은 Nov 20. 2022

빈 배 - 장자

당신에게 선물하고픈 시

빈 배

 

한 사람이 배를 타고 강을 건너다가

빈 배가 그의 배와 부딪치면

그가 아무리 성질이 나쁜 사람일지라도

그는 화를 내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 배는 빈 배이니까.

 

그러나 배 안에 사람이 있으면

그는 그 사람에게 피하라고 소리칠 것이다.

그래도 듣지 못하면 그는 다시 소리칠 것이고

마침내는 욕을 퍼붓기 시작할 것이다.

이 모든 일은 그 배 안에 누군가 있기 때문에 일어난다.

그러나 그 배가 비어 있다면

그는 소리치지 않을 것이고 화내지 않을 것이다.

 

세상의 강을 건너는 그대 자신의 배를 빈 배로 만들 수 있다면

아무도 그대와 맞서지 않을 것이다.

아무도 그대를 상처 입히려 하지 않을 것이다.

 

장자(토마스 머튼 번역)

-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류시화> 중에서




나 자신의 배를 빈 배로 만들 수 있기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