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 칼 필레머>
”육아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제대로 훈련도 받지 않고 준비도 하지 않은 채 맡게 되는 분야지. 분명 내 유전자를 타고난 아이들이지만 때론 외계인처럼 보일 때도 있어. 아이들은 감정 노동을 시키기도 하고 감정 보상을 해주기도 한다네. 바로 이런 점에 육아의 다면성이 있어. 아이들은 나를 성숙하게 하고, 도전하게 하고, 변화하게 만들어. 나도 세 아이가 있다네. 이 녀석들은 마치 가위바위보처럼 모두 다르고 전혀 예측할 수 없지. 이 아이들 없는 내 삶은 상상도 할 수 없어. 내가 해주고 싶은 충고는 아이들을 키우면서 즐기라는 거야. 잘만 하면 그 아이들도 자신을 닮은 아이들의 부모가 되지 않겠나! “
인생의 현자들은 오늘날 대부분의 부모들이 지닌 이 압박에 대해 “완벽한 아이를 둔 부모는 없다.”라고 말한다. 그들 역시 자녀 양육을 하며 어려움도 겪었고 시행착오도 있었으며 불행한 시기, 뼈아픈 과오도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들의 자녀들은 꽤 잘 자라주었다. 그들이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완벽한 아이로 키우겠다는 생각을 버려라. 완벽한 부모가 되겠다는 생각도 버려라. 가능한 쉽게 키워라.”
”아이들이 직접 결정을 하도록 내버려 두지. 물론 아이들 결정이 늘 옳지는 않아. 하지만 실수에서 뭔가를 배울 수 있는 게 중요하지. 실수를 전혀 하지 않는다면 어떤 것이 옳은 방법인지, 어떤 것이 그른 방법인지 알 수 있는 길이 없잖아. 아이에게 결정권을 주는 것이 늘 최상의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들은 어려움에 대처하는 방법을 배우게 되지. “
인생의 현자들은 자녀들에게 거는 기대를 낮추고 불가피한 실패도 늘 염두에 두라고 말한다. 문제가 생겼을 때 중요한 것은 대처하는 방법이지 완벽한지 아닌지가 아니다. 인생의 현자들은 완벽함을 포기하고 ‘만족스러운 정도’로 대체하라고 조언한다. 양육에 관한 조언을 말하면서 완벽함을 요구한 인생의 현자는 한 명도 없었다. 그들이 강조한 부모의 덕목은 오직 열린 마음과 아이의 말을 들어주는 자세 그리고 선의다.
과연 이 조언들은 부모들에게만 필요한 덕목들일까? 나는 어쩌면 이 조언들은 자식을 가진 부모들뿐만 아니라 부모를 가진 자식들에게도 똑같이 필요한 덕목들을 이야기하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아니, 어쩌면 모든 인간관계에서 필요한 덕목일지도 모른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존재하는 끈을 견고하고 튼튼하게 지탱해 주는 그런 덕목말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언제나 크고 깊고 따뜻한 사랑이 있다.
사랑은 나를 성숙하게 하고, 도전하게 하고, 변화하게 만든다
완벽한 사람은 없다. 상대방도 나도 불완전하다. 그래서 우리는 사랑을 하며 온갖 어려움과 시행착오를 겪으며 때로는 인생에 불행한 시기가 찾아오거나 인정하기 어러운 뼈아픈 과오를 범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계속 사랑을 하기 위해 노력한다. 인생이 그렇듯이 사랑도 선택의 연속이며 우리는 실수를 통해 배우고 다음번에는 좀 더 나은 선택을 하려고 노력한다.
실수를 전혀 하지 않으면 어떤 것이 옳고 그르며 이 결정이 내게 최선인지 아닌지 알 수 없다. FAIL (실패)는 First Attempt in Learning ( 배움의 첫 번째 시도)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실수를 전혀 하지 않고는 내게 필요한 진정한 배움을 얻을 수 없다.
무엇보다 실수를 해도 다시 도전하는 용기와 끈기를 배우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해낼 수 있다’라는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문제들을 적극적으로 바라보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예를 들면 최근까지 나는 누군가 다투거나 싸우면 ‘나는 저 사람 다시는 안 봐. 내가 먼저 사과하나 봐라.’라는 마음이 가장 먼저 들었다. 늘 방어적인 태세로 상대방이 사과해도 쉽게 화를 누그러트리지 않았다. 이런 나의 태도가 내 인간관계를 힘들게 만든다는 사실을 처음에는 인정하기가 매우 힘들었다. 하지만 반복되는 문제들을 객관적으로 관찰자의 입장에서 살펴보니 과연 나의 이런 태도가 문제해결에 큰 걸림돌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스스로에게 내가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물었다. 내가 가장 원하는 것은 진심이 담긴 화해와 대화였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나의 철벽방어를 내려놓고 상대방에게 다가가 내 마음을 전달해야 했다. 거절과 상처의 두려움을 온전히 받아들였을 때 나는 비로소 그 두려움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사랑이 어렵고 힘들고 무서운 이유는 상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상처받는 것은 아프고 안타깝게도 전혀 익숙해지지 않는다. 회복하는데도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 모든 시간과 노력에도 그 나름의 의미가 있다. 상처받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바로 자신과 비슷한 상처를 가진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해 주고 보듬어주며 공감해 주고 용기를 주는 일이다. 겪어본 사람만이 해줄 수 있는 조언들은 그 자체로 큰 힘이 된다. 마치 이 책 속의 수많은 어르신들의 삶의 지혜들이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에게 큰 가르침을 주었듯이 말이다.
사랑은 나를 성숙하게 하고, 도전하게 하고, 변화하게 만든다. 그래서 사랑은 위대하며 우리 삶의 출발지이자 도착지며 그 중간의 모든 정류장들이다. 우린 항상 열린 마음으로 사랑에 귀 기울이며 살아가야 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우리를 무럭무럭 키우는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