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서 나를 깨우는

by 이제은

잠에서 깨어 눈을 떴다

졸린 두 눈을 비비며 꿈에서 현실로

과거와 미래 어딘가에서 현재로 되돌아오는 시간

몸과 마음을 하나로 일치시키는 시간

밤사이 깊이 들이마셨던 숨을 고요히 느리게 내뱉는다

정적을 깨우는 생각이 찾아왔다

엄마의 뱃속에서와 같이 한없이 포근하고 따뜻한

이 이불을 걷고 나가는 순간 느낄 고통에 대해.

그것은 단순히 추위에 대한 불쾌함일 수도 있고

아직 시작되지 않은 하루에 대한 불안감일 수도

어쩌면 뜻밖의 순간에 밀려오는 과거의 미련일 수도…


눈을 한번 깜빡이는 시간 동안

수많은 생각들이 스쳐 지나갔다

수많은 감정들도 함께 스쳐 지나갔다

그렇게 한동안 파도처럼 바람처럼 그저 스쳐 지나갔다

이윽고 잔잔한 물결과 부드러운 산들바람이 찾아와

나를 깨웠다

나를 일깨웠다


Photo from Unsplash

엄마의 뱃속에서 나왔을 때와 같이

나는 여전히 알몸의 존재

아무것도 갖지 않았지만 내게 필요한 모든 것을 가진

불완전하면서도 부족함 없는 존재

과거에도 미래에도

태어나는 순간에도 죽는 순간에도

한결같이 가녀리고 나약한 동시에 힘차고 용감한 존재

내가 나를 보았다

그러자 머리끝에서 손끝 발끝까지 온몸으로

따뜻한 물결 같은 평온이 퍼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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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시 감고 있던 두 눈을 떴다

졸음이 완전히 가신 맑은 눈으로

꿈에서 깨어 현재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생각했다.

내가 고통이라 여긴 모든 것들은

그저 파도처럼 바람처럼

나를 스쳐 지나가리라는 것을.

그리고 잔잔한 물결과 부드러운 산들바람이 되어

언젠가 다시 내게 돌아오리라는 것을.



Photo from Unsplash

동이 트기 시작한 투명한 새벽하늘이

축복을 담아 내게 고운 입맞춤을 건넸다.

맑고 푸른 마음으로 오늘 하루도 살아가라

엄마의 손길로 나를 쓰다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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