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3

삶의 목적은 성공한 사람이 아니라 가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by 이제은


싯다르타가 이어서 차분히 말하기 시작했다.


“당신의 첫 질문으로 돌아가 보죠. 당신은 아인슈타인 선생님의 이 명언을 생각했습니다.


삶의 목적은 성공한 사람이 아니라 가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리곤 첫 번째로 현재 당신이 사는 세상에서 어떻게 해야 가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물었습니다. 그 후에는 아인슈타인 선생님이 생각하시는 성공의 정의는 무엇이고 그 정의가 성공의 다른 정의들과 어떻게 다른 것인지 궁금해했죠. 마지막으로는 제각각 다른 성공의 정의를 삶의 목적으로 가진 사람들 또한 아인슈타인 선생님이 일컫는 가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가졌습니다. 자, 제 말이 맞나요?”


“네. 그랬죠”


“자 그럼 저와 함께 처음으로 돌아가 커넥션 명상으로 이 똑같은 생각을 해봅시다. 눈을 감고 호흡하면서 스스로 안정시킨 후 저에게 알려주세요.”


말을 마치자마자 싯다르타는 자세를 고쳐 앉아 가부좌 자세를 한 후 양손은 편하게 양 무릎 위에 올리고는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하기 시작했다. 나는 갑자기 명상을 하자는 제안에 조금 당황해서 얼른 아인슈타인 선생님을 쳐다보았다. 선생님은 그런 싯다르타가 매우 흥미롭다는 듯이 곧바로 본인도 자세를 고쳐 앉아 가부좌를 튼 후 눈을 감고 천천히 심호흡을 하기 시작했다. 양 옆에서 그렇게 명상의 자세를 취하니 나 또한 얼떨결에 자세를 고쳐 앉은 후 천천히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하기 시작했다. 천천히 코로 숨을 들이마시고 입으로 내쉬는 것을 계속 반복하자 천천히 조금씩 마음이 안정되는 것을 느꼈다. 고요함 속에서 나는 우리 셋 모두 아주 진지하게 이 명상에 임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윽고 몇 분이 지났을까? 싯다르타의 나긋하면서도 단단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좋아요. 이제 당신의 첫 생각을 떠올려보겠습니다. 그리고 이 말을 아주 천천히 머릿속으로 혼자 말하듯 느껴보세요. 마치 아주 맛있지만 뜨거운 커피를 천천히 음미하듯 시간과 정성을 들인다는 듯이요. 그리고 어떤 생각 혹은 느낌이 드는지 준비가 되면 입 밖으로 내뱉어보세요. 시간이 걸려도 괜찮아요. 그러니 천천히 느껴보세요."


나는 다시 아인슈타인 선생님의 명언을 떠올렸다.


‘삶의 목적은 성공한 사람이 아니라 가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천천히 음미하듯. 혼자 말하듯. 느껴보았다. 나는 왜 가장 먼저 이 명언을 떠올리고 질문한 것일까? 그만큼 내가 이 명언에 무언가 강하게 끌리는 것이 있어서 일까? 키워드들을 살펴보면 삶, 목적, 성공, 그리고 가치. 이 키워드들은 분명 내가 요새 많이 고민하는 것들이었다. 얼마 전 서른을 맞아 나는 과거의 내 삶을 되돌아보고 더 나은 미래를 계획하며

현재를 충분히 깨어서 살자


라는 다짐을 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내가 지향하는 삶의 모습과 목적에 대해서 생각해보았고 과연 내가 현재 성공한 삶을 살고 있는지, 그렇지 않다면 왜 나는 현재 성공한 삶을 살지 못하는지, 앞으로는 어떻게 하면 더 성공한 삶을 살 수 있는가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그러면서 현재 나는 충분히 깨어 살고 있는가 스스로에게 질문했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나는 이때 가치로움이란 것에 대해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그저 성공한 삶이 나의 목적, 이런 식의 생각밖에 없었다. 그러던 와중에 아인슈타인의 이 명언을 읽고 의아한 동시 어떤 면에서는 조금 위화감을 느꼈다.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도대체 가치 있는 사람은 어떤 사람이고 그 가치란 누가 결정하는 것인데? 아인슈타인 선생님이 결정하는 것도 아닐 텐데, 그 누가 누구를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인가?

만약 내 생각들이 말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면 솔직히 조금은 비아냥거리는 듯한 말투가 아녔을까 싶다. 나는 약간 화도 나고 어이도 없고 심지어 회피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지금껏 가치로움은 내 인생에 별로 연관성이 없는 단어이자 개념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날 갑자기 이 명언을 읽는 나는 속으로 ‘가치 있는 사람이 마치 성공한 사람보다 위대하다고? 말도 안 돼!’라는 삐딱한 마음을 느낀 것이다. 나는 부끄럽지만 소리 내어 이 말을 했다.


“제가 느낀 것은 약간의 분노였습니다. 저도 이해하지 못하는 희한하면서도 좋지 않은 감정이었습니다. 그 명언 한마디에 저는 왠지 저에게 ‘네가 추구하는 성공한 삶은 진실하지 못하고, 별 부질없으며, 세속적이야'라고 말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마음속에 분노가 일었습니다. 아인슈타인 선생님께 절대 악감정은 없지만 '도대체 그 명언을 한 사람은 도대체 자신은 얼마나 가치로운 사람인지 어디 한번 보자!'라는 식의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아.. 말하고 나니 저는 피해의식이 좀 심한 것 같네요...”


나는 내가 느낀 것을 솔직히 얘기하면서 굉장히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내가 내 입으로 나는 피해의식이 심하다고 말하며 인정한 셈이었다. 금방 주눅이 들어버려 고개를 떨군 나를 향해 싯다르타가 부드럽게 말했다.


“그래요. 당신은 그 말에서 그런 감춰진, 숨겨진 생각과 감정을 느낀 거군요.


감정에는 옳고 그름이 없습니다.


그 사실을 단순히 아는 사람들은 많지요. 하지만 그 사실을 단순히 안다는 것에서 한 단계 더 깊이 내려간다면 당신은 방금 자신이 스스로에 대해서 깨달은 것의 몇 배나 되는 진실들과 마주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