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인생이란 바다에 떠있는 빙산과도 같다.
파란 수면 위에 떠있는 일각이 전부가 아닌 듯
삶에서 오직 눈에 보이는 것들이 전부가 아니다.
깊은 물속으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하고 심오한 부분이 고요히 감춰져 있다.
오랜 시간에 걸쳐 딱딱히 얼어붙은 중심부에는
헤아릴 수 없는 수많은 비밀들이 잠들어있고
그곳에 닿는 유일한 길은
내 안으로 여행을 떠나는 길뿐일지도 모른다.
상처들과 두려움을 마주하고 놓아주기 위해서라도.
때로는 눈을 감아야지만 보이는 것들이 있고
고요함 속에서만 들리는 목소리가 있다.
바쁜 걸음을 멈추고 하늘을 올려다볼 때
얕은 숨이 깊은 호흡으로 바뀔 때
빙산의 중심부로 가는 길은 열리기 시작한다.
사진출처: 지난 9월 요쿨살롱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