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제은 Dec 13. 2023

흰 눈이 소복이 쌓인 지붕 아래

흰 눈이 소복이 쌓인 지붕 아래

우리 집이 있지요.

어서 와, 오느라 힘들었지?

나를 반겨주는 정다운 목소리와

얼음처럼 꽁꽁 언 내 두 손을

꼭 감싸 안아주는 커다란 두 손은

모닥불처럼 따뜻했지요.


밥은 잘 챙겨 먹고 다녔어?

물으며 바라보는 포근한 눈빛에

나는 괜히 서러움이 북받쳐 올랐어요.

애써 큰 목소리로 씩씩하게 대답하며

탕탕 배를 두들겨 보이기도 하고

없는 근육들도 보여주며 씩 웃어보았지요.

그러다가 황홀한 냄새에 이끌려 들어선

부엌식탁에 한가득 차려진 음식들을 보고는

나는 야호! 하며 기쁨의 춤을 추었답니다.


아, 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선물들은

흰 눈이 소복이 쌓인 우리 집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동안 보고 싶은 마음과 그리움을

모두 모아 꾹꾹 눌러 담아 쓴 편지가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께 잘 도착한 것 같아요.

내년 겨울에도 이렇게 온 가족이 다 함께

따뜻하고 행복하게 보낼 수 있도록

오늘부터 두 손 모아 기도드릴래요.


언제나 두 팔 벌려 나를 반겨주는 우리 집,

언제든 내가 돌아갈 수 있는 우리 집,

나는 세상에서 우리 집이 제일 좋아요!





사진 - 안젤라




https://youtu.be/NT8pIpzDX0g?si=M36NbFirCfXIV4Yl




매거진의 이전글 우리를 빛의 세계로 데려가주는 것은 무엇일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