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마음을 가누기 힘든 당신에게

by 이제은


자꾸 하면 안 되는데

말을 안 듣는다

꼭꼭 눌러 넣어

꽉꽉 입구를 닫아도

어느새 스멀스멀

새어 나온다


어느새 내 마음을

가득 메운 칠흑 먹구름들

저마다 찌릿한 벼락들을

내 마음에 내리꽂는다



'왜 저 사람은...

그 작은 것도 안 해주지?

....

시간도 얼마 걸리지 않는데...

....

나는 그렇게나 (잘) 해줬는데..

...


자꾸 하면 안 되는데

말을 안 듣는다

먹구름들은 이곳이 마치

원래 자신들의 터전이었는 듯

의기양양하게 부풀어 오른다



'... 혹시 내가 뭘 잘못했나?'

...

'... 혹시 내가 마음에 안 드나?'

...

'... 혹시... 혹시...'



예전의 나라면

이 고약한 먹구름들의

락 놀이에

속수무책 당하겠지만

이제는 내게도

나름 비책이 생겼다



그저 내 마음을 있는 그대로

솔직히 인정하는 것

속상함도

서운함도

그렇구나, 그랬구나



그러면 신기하게도

먹구름들은 빗줄기를 내린다

움츠려있던 내 마음이

천천히 젖어간다


빗방울들은 모여 모여

작은 물줄기를 만들고

그 작은 물줄기들이 모여

작은 강을 만든다


그 수면을 들여다보니

맑은 하늘의 미소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