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제은 May 04. 2024

단단한 바위에 봄이 어떻게 정원을 만드는가.

단단한 바위에 봄이 어떻게 정원을 만드는가.
흙이 되라, 부서져라.
그러면 그대의 부서진 가슴에서 수많은 야생화가 피어날 것이니.
너무 오랜 세월 그대는 돌투성이였다.
다르게 해 보라.
항복하라.

잘랄루딘 루미,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 류시화> 중에서



부서진다는 것은

흙이 된다는 것은

내가 나를 내려놓는 일


본능적으로 나를 보호하려는

내 자존심을 내려놓는 일


고요 속에서 진정 무엇이 더 중요한지

나 자신에게 물어보는 시간을 갖는 일


언제부터인가 생각 없이 반복하던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는 일


무의식적으로 밀려드는 감정과 생각들에게서

한걸음 떨어져 바라보는 시간을 갖는 일


과거의 나, 어제의 내가 흙으로 되돌아가도록

부드럽게 놓아주는 시간을 갖는 일


나의 십자가가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것도

또 가장 괴로운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 일


삶은 십자가를 짊어지고 가는 고통이 아니라

기꺼이 받아들이는 기쁨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일


그 순간 비로소 겨우내 기다리고 있던 꽃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웃으며 피어나는 일


다르게 해보아야 한다, 매 순간.

새롭게 느끼고 새롭게 바라보아야 한다


마치 정원의 그 어느 꽃도 완벽히 같지 않듯이

우리의 매 순간, 그 고유의 향기와 아름다움을

함께 축하하고 축복하며 기뻐할 수 있어야 한다


부서진다는 것은

흙이 된다는 것은

어머니 대지의 품으로 되돌아가는 일


나의 모든 형제자매들과 하나가 되어

몸과 마음과 힘을 모아 빛나는 생명을 피워내는 일


그렇게 피어난 꽃 한 송이가

누군가의 가슴속 단단한 바위에

봄의 정원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닐까


 


제 부서진 마음의 흙위로 이런 꽃들이 피어날 수 있다면 얼마나 기쁠까요? 예쁜 나비와 꿀벌 친구들이 찾아와 즐겁게 노닐다 가는 꿈을 꿔봅니다.



어쩌면 부서진다는 것은 새로운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일지도 모릅니다. ^^




한스 지머의 <Time> 은 언제나 들어도 큰 감동입니다. 눈을 감고 듣고 있으면 시간의 흐름이 느껴집니다. 나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하나가 되는 신비로운 느낌입니다.




삶을 산다는 것은 충분한 시간을 갖는 일

나를 되돌아보고 주변 사람들을 바라보며

공감을 하고 서로 도와주고 사랑하며

삶을 살아가는 시간을 충분히 갖는 일! ^____^**







작가의 이전글 해주고 싶었던 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