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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문홍 Oct 29. 2024

측정할 수 있는 것이 항상 가치 있는 것은 아니다

'데이터의 관점과 시선'을 읽고 

Big Data + Thick Data = Smart Data

'데이터의 관점과 시선'은 정량적인 숫자로 된 'Big Data'만큼이나 정성적인 'Thick Data'도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Big data와 Thick data는 서로를 보완할 수 있다. Big Data가 '무엇을 얼마나'에 관해서만 설명할 수 있다면 'Thick Data'는 '어떤 맥락에서 왜'에 관해 말해주기 때문에 숫자 너머의 맥락과 배경을 설명해주는 중요한 자료라고 말하고 있는데요! 평소 숫자로 된 데이터를 굉장히 중요시하고 있던 저에게 흥미로운 내용이어서 재미있게 읽었던 책입니다. 


비즈니스 통찰은 Big Data가 아닌 Thick Data에서 나온다.
측정할 수 있는 것이 항상 가치 있는 것은 아니다. (What is measurable isn't the same as what is valuable) 

통계나 숫자 데이터 속에 있는 혹은 너머에 있는 상황과 맥락의 숨겨진 의미를 파악하지 못한다면, 해당 데이터는 의미가 없다라고 책에서는 말하고 있습니다. 숫자 너머의 맥락, 본질을 파악하자라는 의미로 'Thick Data'를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는데, '데이터'는 결국 자료이고, 도구일 뿐 어떻게 데이터를 활용해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할 지는 결국 활용하는 사람에게 달려있다라는 것이 중요한 메세지로 읽혀졌습니다!


실제로 Big, Thick 데이터를 잘 사용해서 비즈니스 적으로 좋은 결과를 얻은 사례들이 많이 나와 인상깊게 보았는데요. 그 중에 하나가 넷플릭스의 빈지워칭이었습니다! 넷플릭스는 최근의 시청자들은 TV라는 바보상자에 이끌려다니는 카우치포테이토(couch potato)라는 부정적인 의미처럼 TV를 시청하는 것이 아닌, 자기 주도적으로 친구나 가족들과 함께 콘텐츠를 즐기고 있는 것을, 빈지워칭(몰아보기)한 콘텐츠를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스포일러 당해도 상관없이 해당 내용을 즐긴다는 사실을 관찰을 통해 알아냈는데요. 이를 기반으로 몰아보기가 가능하도록 시리즈인 하우스오브카드를 제작했고, 엄청난 성공을 거두게 됩니다. 넷플릭스는 이것 외에도 다양한 실험과 시도를 하고 해당 데이터로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는데요.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의 이용자 측면에서 큰 차이가 나는 것이 이런 데이터 기반의 많은 실험과 시도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비자는 합리적이지 않다.
소비자가 불만을 표출하지 않는 것을 제품이 완벽하다는 증거로 받아들여서는 곤란하다. 콜로폴리스트의 사례처럼 일상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삶의 질이 향상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 자체가 없어 기업에 불만을 표하지 않는 소비자도 많다. 

이 외에도 소비자들은 '본인이 잘 몰라서', '대답하기 꺼려서', '인식하지 못해서' 설문에서 실제 사실과 다른 사실을 말한다는 내용이 인상깊었습니다! 세제 관련 고객 만족도 조사에서 고객들은 모두 만족한다고 대답했지만, 실제 사용 현장을 관찰해보니 세제가 물에 잘 안풀려 불편함을 겪었음에도 습관처럼 해당 부분을 감수하는 부분도 있었으며, 솔직히 답하는게 부끄러워 거짓된 응답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소비자와 고객 중심으로 답을 찾아야 하는 것은 맞지만 절대적인 해결책을 이끌어내는 것은 결국 비즈니스 담당자라는 부분이 흥미로웠습니다. 



아직 적히지 않은 페이지를 읽어내는 것이 우리의 일이다. (Our task is to read things that are not yet on the page) 

공식 자서전 스티브 잡스에 실린 글의 한 대목인데요. 소비자에게 원하는 바를 묻지 말고, 그들이 무엇이 필요한지 미처 깨닫지 못한 것을 먼저 파악하는게 자신이 할 일이라는 뜻입니다. 유명한 디자인 기업인 '아이디오'는 사람들(유저들)의 행동을 관찰하고 맥락과 이유를 파악해서 그 문제점을 해결해서 심미적인 만족부터 제품의 성능과 편의성 개선, 사용자의 삶과 일상까지 긍정적으로 변화시킨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들이 칫솔질을 하는 것을 관찰하고 아직 손에 힘이 없어 칫솔을 자주 떨어뜨리곤 하는 것을 발견하고, 잘 미끄러지지 않도록 엄지부분에 고무를 대서 이러한 부분을 해결했다고 하는데요. 직접 상황을 관찰하고, 주도적으로 문제를 발견/정의한 후에 디자인적으로 해결책까지 제시하는 부분이 굉장히 인상깊었고, HR 담당자로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책을 읽고 나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활용하는 것을 넘어, HR 담당자로서 조직을 관찰하고 관계 안에서 소통하며 HR적으로 더 좋은 해결책을 제시하는, '아이디오'같은 HR담당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진짜 구성원 분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진짜 우리 조직에 필요하고 유의미한 것은 무엇일까를 다양한 상황과 관계속에서 지속적으로 생각하고, 꾸준히 제시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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