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아침

그냥 그렇게 사는 이야기

by BoNA

아주 평범한 아침.

습관처럼 살아가는 그런 날.


어제 비가 올 것 처럼 하늘만 무겁고 어둡더니 오늘 아침 날씨가 너무 좋다.

바람 한 점, 하늘 색, 심지어 늘 뚱뚱하고 지저분해 보이던 비둘기조차 마치 멋진 새인 양 한 몫을 한다. 5월. 그런가 보다. 모든 것이 아름다워지는 계절인가 보다. 아니 아름다워 보이도록 착각을 하게 만드는 계절 인가 보다. 퉁퉁 부은 얼굴도 청량해 보이고 출근길 행인들의 옷차림도 가볍고 상쾌해 보인다. 5월이 닳을 까 애가 탄다.


어제 밤, 누군가를 생각해 보았다. 그냥 아는 사람이다. 그는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산다. 3개월 만에 전화해 왜 연락 한 번 없었냐고 주저리 주저리 사는 게 병맛 같다고 한 시간을 떠들고 전화를 끊었다. 괘씸한 마음에 다음날 연락을 하니 전화도 받지 않고 바쁘다는 톡을 하나 남기고 사라진다. 약이 올랐다. 저렇게 이기적일 수 있을까 약간 화도 났다.

그런데 어제 밤에 생각해보니 그 아는 사람이 그리웠다. 만나서 이야기가 해 보고 싶었다. 병 맛 같다는 사는 이야기도 들어보고 싶었다. 왠지 그 사람 옆에 있으면 뭔가 예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생길 것 같았다. 나는 잠시 그 사람에게 습관 같은 나에게서 벗어날 기대를 하고 있었던 것 같다.

다시 연락할 용기는 없다. 바쁘다며 거절하는 것인지 피하는 것인지 아님 자기 감정에만 충실 한 것인지 나는 그의 경계 없는 삶에 자존심 상하고 싶지 않다.


5월은 낮도 아름답지만 밤은 환장하게 아름답다.

살 속을 하나하나 헤집으며 파고들 것 같은 잔잔한 바람과 오랜 시간 지속되는 황혼의 색깔 들.

지나치는 낯선 것들이 미화되는 판타지.

5월 밤은 시간이 멈춰지기를 아니 더디 더디 가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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