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일하는 상사와 아침 마다 인사를 나눈다.
"좋은 아침 입니다"
이 말이 참 좋아, 비가오나 눈이 오나 아침에 꼭 건네는 인사다.
늘 아침 일찍 출근하는 상사는 "어서오세요" 하며 환대를 한다.
별거 아닌 인사말이 때론 서로에게 위로가 되고
때론 서로에게 무한의 열정 에너지를 주기도 한다.
그러고 보니 이 인사를 주고 받은 후 나쁜 아침은 없었던 것 같다.
오늘도 여지 없이 좋은 아침을 나누다
곧 정년을 앞둔 상사와 자기의 역량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내가 존중하는 상사의 강점은 삶은 달걀과 성실함이다.
상사는 20살 이후 늘 하루에 한 알 씩 꼭 삶은 달걀을 먹는다고 했다.
"삶은 달걀이라서 내가 깨고 나오면 새가 되고 남이 깨주면 프라이가 됩니다."
나름 철학을 가지고 이 삶은 달걀을 나눠 주곤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삶은 달걀을 싫어한다. 그 노른자의 목막힘도 싫으며
가끔 반숙일 때 미끌 거리는 노른자의 느낌도 싫다.
하지만, 나이가 들다 보니 딱히 단백질을 따로 간편히 섭취할 수 도 없고
손쉽게 가장 이상적인 단백질을 보충 할 수 있는 방법이 별로 없다.
그런 중에 삶은 달걀이라니 ... 너무나 지혜로운 삶의 철학이다
이상적인 단백질 섭취원, 내 몸과 정신을 뒤돌아 보게 하는 삶은 달걀.
그저 헛웃음이 날 정도로 기발한 노인의 지혜이다.
상사는 내가 그녀를 만난 이후 단 한 번도 지각을 하지 않았다.
늘 정해진 시간보다 20분 먼저 도착해 불을 켜 놓거나 냉온방기를 켜놓았다.
처음에는 오해도 많이 했다. 꼰대. 초 새벽형 인간. 하지만 그렇게 시간이 흐르다보니
그녀의 성실함이 그녀의 인생에 누구도 필적할 수 없는 무기가 되었다.
정년이 되어도 그녀의 자리는 건재하며 새로운 곳으로 부터의 엄청난 제의들이
그녀의 성실함에 보답이라도 하는 양 쇄도했다.
나의 역량은 나의 몫이다. 내가 추구하는 가치를 변함없이 조끔씩 다듬어 나가는 것이
나의 그릇이 된다. 너무나 뻔 한 말이라 또 그 이야기야 하지만 이 뻔한 이야기들을
흘리고 흘려 듣다보면 불교 교리처럼 마음에 평화가 찾아오고 그 깊은 뜻을 만나는 깨닳음의
시간이 온다.
나는 나의 역량을 위해 내일 부터 삶은 달걀 하나 씩 꼭 먹어야 겠다.